중국 공안부, 인도인 비하 논란 영상으로 교통안전 홍보

▲ 중국 공안부가 올린 교통안전 홍보 게시물

중국 당국이 인도인 비하 논란에 휩싸인 인터넷 영상을 교통안전 홍보에 사용해 비판을 받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오늘(10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안부는 지난 6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공식 계정에 중국인 댄서들이 얼굴을 검게 칠한 채 인도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1분짜리 영상을 올렸습니다.

해당 영상은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비리비리에서 고른 것으로, 패러디 연기를 하는 '브라더 하오'라는 중국인 남성이 얼굴을 검게 칠하고 터번을 두른 채 오토바이에 앉아 인도의 춤 동작을 흉내내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영상에는 얼굴을 검게 칠한 다른 두 명의 중국인 남성도 등장하며, 이들은 3명의 여성에게 자동차 뒷좌석에 타라고 권유합니다.

해당 여성들은 흰 피부에 인도 영화 속 여성 댄서들이 입는 전형적인 의상을 착용했습니다.

공안부는 이 영상을 올리면서 "뒷좌석에서도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 오토바이를 탈 때는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도로에 나갈 수 없다"는 안내 글을 함께 게시했습니다.

이틀 만에 19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해당 게시물에 대해 인도 누리꾼들은 인종차별적이며 자국 문화를 비하한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고 SCMP는 전했습니다.

인도 칼럼니스트 아딜 브라는 트위터에 "그들은 인도와 발리우드(인도 영화계), 인도인들을 매우 조롱하고 있다"며 중국 공안부가 그러한 콘텐츠를 사용한 것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비판했습니다.

'브라더 하오'가 비리비리에 올린 또다른 영상은 인도 여성처럼 분장한 중국인 남성이 불결한 노점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분명히 이는 공식적인 중국 정부 기관이 교통안전을 위해 공유한 것이다. 어떻게? 지금은 2023년이다"라며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중국 누리꾼은 해당 영상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SCMP는 지적했습니다.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