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가득한 대기업 사옥 앞 시위 현장..."법적 제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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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일부 집회와 시위에서 혐오 표현과 사실을 왜곡한 주장 등이 이어지고 있다.
명예훼손성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거나 인신공격성 비방과 욕설, 또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제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도심에 위치한 국내 대기업 사옥 주변에서는 기업과 경영진 등을 비방하는 혐오스러운 표현의 현수막과 띠줄, 피켓, 배너, 천막 등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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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일부 집회와 시위에서 혐오 표현과 사실을 왜곡한 주장 등이 이어지고 있다. 명예훼손성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거나 인신공격성 비방과 욕설, 또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제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광화문 A기업 사옥 앞에는 '범죄경영진 구속처벌' 등의 명예훼손성 문구가 적힌 수개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강남역 B기업 주변 현수막에는 정돈되지 않은 빨간색 글씨체로 '갑질하고 직무 유기하는 XX' 등의 자극적 문구가 적혀 있다. 양재동 C기업 인근에는 기업은 물론 관할 구청까지 비방하는 '대기업 X개 노릇 XX구청' 등의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서울 도심에 위치한 국내 대기업 사옥 주변에서는 기업과 경영진 등을 비방하는 혐오스러운 표현의 현수막과 띠줄, 피켓, 배너, 천막 등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여론과 이미지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대기업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고,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한 목적이다.
수년째 시위에 시달라고 있는 한 대기업 관계자는 "대기업 사옥 주변 시위는 이미 시시비비가 가려진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허위 주장을 근거로 '기업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떼를 쓰는 경우가 많다"며" "현행법 상에서 기업은 마땅한 대응책 없이 고스란히 피해를 감당해야만 한다"고 토로했다.
기업들은 허위 사실, 모욕, 명예훼손 등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소요 시간이 길고, 승소하더라도 시위 자체를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시위자들은 패소하더라도 법원이 금지한 표현만 수정한 현수막을 새로 제작해 시위를 재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시위 현장의 비방과 욕설 등은 현실적으로 제재가 어렵고 법적 집회 소음 기준은 유명무실하다.
실제로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10년 이상 시위를 이어오고 있는 A씨는 혐오 표현 사용 등 무분별한 시위 방법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았지만 시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법원은 A씨의 혐오 표현과 사실왜곡을 견디다 못한 기아가 자구책으로 진행한 소송에서 '세계적 XX 기업, 고소고발 남발한 OO기업, Global company Kia Motors is a corrupt and inhumane company' 등의 문구와 장송곡 등의 사용을 금지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이후 A씨는 문구만 약간 수정한 현수막을 내걸었고 명예훼손과 인격모독성 비방 및 욕설 등도 이어가고 있다. 출퇴근 시간에는 장송곡을 대신한 운동가요가 고성능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며 기업은 물론 인근 시민들에게 소음 고통을 안기고 있다.
이때문에 집회 및 시위의 목적과 성격, 방식 등이 달라진 만큼 그에 걸맞은 집시법 개정 등 적절한 규제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헌법에서 보호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과도한 집회 시위 방식을 제한하고 국민의 인격권 및 사생활의 평온을 보호하는 취지에서 집회 시위 현장의 혐오 표현 등을 규제하는 다수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집시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사실상 방치돼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현재는 개인적인 사유 또는 여러 이해 관계가 얽힌 다양한 성격의 집회 시위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열리고 있다"며 "과거 정치적 집회와 시위 등을 규제하기 위해 만들었던 집시법을 이제는 현실을 반영해 종합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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