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대 수출금지 품목, 한일 경협 재개 마중물 될까

이현주 기자 2023. 5. 1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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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불화수소·포토레지스트·불화폴리이미드 등
日 직수입 가능해져
디스플레이 업계도 日 첨단장비 수입 반겨

[도쿄=뉴시스] 전신 기자 = 신동빈(오른쪽부터)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이 17일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하고 있다. 2023.03.17.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한일 관계가 회복되며 양국 경제협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일본이 수출 금지 규제를 해제한 첨단소재 3대 품목은 한일 경협 재개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일본이 한국으로 수출을 금지했던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불화폴리이미드 등이 수출 규제가 풀리며 양국 경제 협력의 상징으로 뜨고 있다. 이 3개 품목은 반도체 산업에 쓰이는 필수 소재다.

일본이 이들 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에 나서며 대일(對日) 수입은 큰 폭 감소했고, 대체 수입이 급증했다.

불화수소의 경우 일본이 수출 규제를 하기 전에는 한국 기업들은 주로 일본 제품을 사용했다. 하지만 수출 규제로 이 소재 수입선을 중국, 대만 등으로 다변화했다. 국내산 사용도 함께 늘렸다.

이 과정에서 국내 화학 소재 전문업체인 솔브레인은 12N급 고순도 불산액을 종전보다 2배 이상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2020년 증설하기도 했다. 국내 수요의 70%를 만들 수 있는 생산 능력을 확보한 것이다.

포토레지스트는 대일 수입액에 큰 변동이 없었지만 수입 의존도는 소폭 감소했다. 한국 반도체업계는 이를 대부분 벨기에 수입으로 대처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직수입이 힘들어지자 벨기에의 일본 합작법인을 통해 우회 조달을 한 것이다.

불화폴리이미드는 수출 규제 시행 전에 이미 상당 부분 국산화가 이뤄졌고, 기업들이 대체 소재를 사용하면서 일본 수입이 크게 줄었다. 불화폴리이미드 필름은 열 안정성과 강도가 우수하지만 가공성이 낮고 특유의 노란색이 있어 최근 투명폴리이미드로 급속히 대체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06년부터 투명폴리이미드 연구에 착수, 2016년 개발을 완료하고 2019년부터 양산에 나섰다.

이들 3개 품목은 일본의 수출 규제로 수입선을 변경하며 일부 수입 단가가 크게 오르는 등 한국 반도체 업계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실제 2022년 기준 2위 수입국인 벨기에산 포토레지스트의 수입 단가는 일본산의 5.4배에 달해 우회 수입에 따른 비용 증가가 상당했다.

또 일본산 소재보다 성능이 낮은 제품은 불량률를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내 생산에 성공했지만 대일 수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한국 반도체 업계에 유리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도체 업계는 대일 관계 회복으로 3대 수출 규제 품목이 자유롭게 수입되는 것을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반기고 있다. 반도체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 첨단 소재 산업은 일본 기업의 도움을 받아 성장했고, 자립이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는다"며 "우리가 역량을 키울 때까지 협력을 계속 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협회 관계자는 "일본은 LCD 기술에 있어 가장 먼저 출발해 원천기술을 대거 확보하고 있다"며 "한국이 집중하는 OLED 분야에서도 노광기, 이온주입기 같은 장비는 100%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기업들과 첨단 공정에 쓰이는 부품이나 장비의 더 많은 협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가 많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일본과 일정 부분 협력해 부품이나 장비 수출입이 원활해져야 한다"며 "양국의 원활한 경제협력은 국내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더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일 교역은 양국의 경제규모, 지리적 접근성 등에도 불구,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태였다. 2000년 15.7%로 2위에 달했던 일본과의 교역 비중은 계속 낮아져 2022년에는 베트남(6.2%)보다도 낮은 6.0%로 교역 규모 4위를 보였다.

무역업계는 일본 3대 소재의 수출 금지 해제를 계기로 해당 소재뿐 아니라 K-콘텐츠와 소비재 등 양국간 교역이 더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이미 품질이 검증된 일본 제품의 원활한 수입을 통해 한국 경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수출규제 해제로 구비 서류가 간소화되고 기존에 90일이 소요되던 전략물자 수출신고 기간도 대폭 단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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