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과학자 장동선 “우리나라처럼 자살 심각한 나라에서는 오지라퍼가 되어야” (세치혀)

[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뇌 과학자 장동선이 자살 예방을 위한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다.

9일 방송된 MBC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에는 장동선이 떠올리기 힘든 과거의 기억을 털어놨다.

장동선은 “12살에서 22살 사이에 아홉 번의 죽음을 목격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서 “그 중의 절반은 자살이었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본다는 건 남겨진 사람에게 굉장히 큰 상처를 입힌다”라고 밝혔다.

그는 “고등학교 때 굉장히 가까웠던 동생이 있었다. 홀어머니와 살았고, 알바도 열심히 하며 저와 과학반 활동을 하던 동생이었다. 그런데 이 동생은 종종 ‘사는 게 힘들고 의미 없다’는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던졌다. 그럴 때마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줬는데, 어느 날 이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들었다”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했다.

장동선은 “남겨진 홀어머니가 경찰에 마지막 행적을 의뢰했는데, 마지막에 전화했던 사람이 저였더라. 저한테 세 번 전화를 했는데 저는 집에 없었고 전화를 받지 못했다. 그리고 장례식장에서 동생을 봤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후 큰 죄책감에 시달렸고, 매년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죽는 걸 경험했다고. 장동선은 “19살 때는 어머니가 간경화로 돌아가셨다”라고도 밝혔다.

장동선은 이후 독일로 유학을 가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내 잘못이 아닌데도 내가 돕지 못했던 나와 가까운 사람들이 죽어야 하는가란 생각을 하게 되는 힘든 시기였다”라고 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장동선은 “죽음으로부터 남겨진 사람도 죽음을 생각하게 되고, 그 위험에 처하게 되더라. 저도 10대, 20대 때 두 번의 자살 시도를 했다. 그러한 시도를 했던 상태의 마음을 알고 있어서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는 독일에 있을 당시 친구의 권유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게 됐고, 조금씩 변화하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장동선은 “연구 결과, 내가 힘든 상황일 때 누군가를 돕는 행위가 오히려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된다. 자기 효능감과 유능감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우리나라처럼 자살이 심각한 나라에서는 우리가 좀 더 오지라퍼가 돼서 계속 손을 내밀어 주는 것이 나 자신을 위해서도,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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