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에 145km? KIA 대투수의 시간이 거꾸로 간다…송진우 210승, 가보자고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7회에 145km.
KIA 대투수 양현종의 시간이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일까. 양현종은 9일 광주 SSG전,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박성한을 유격수 땅볼로 잡은 4구에 145km 패스트볼을 뿌렸다. 정확히 85구째였다. 8회 들어 힘이 떨어지긴 했지만, 올 시즌 양현종의 스태미너는 예년보다 더 좋은 느낌이 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양현종의 올 시즌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1.8km로 작년 142.4km보다 살짝 떨어졌다. 그러나 이날 6~7회까지 140km 중반을 뿌리는 게 인상적이다. 물론 완급조절 능력이 워낙 빼어나기도 하다. 패스트볼 뿐 아니라 체인지업도 구속 차를 내며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이 경기를 중계한 SPOTV 이대형 해설위원은 “초반에 힘 빼고 가볍게 던지는 느낌인데 144km를 찍는다. 최근 좋은 컨디션을 그대로 보여준다”라고 했다. 경기 중반 이후에도 양현종의 경기운영능력 및 좋은 컨디션을 호평했다.
양현종은 WBC서 썩 좋은 모습을 못 보여줬다. 그러나 시즌에 들어서면서 급속도로 안정감을 찾았다. 사실 작년 후반기에 투구내용이 좋지 않았으나 올 시즌 개막 이후 행보만 보면 작년 전반기보다 더 좋은 측면도 있다. 5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1.97.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피안타율 0.226, WHIP 1.16, 피OPS 0.619다. 작년 후반기 피안타율 0.284, WHIP 1.46, 피OPS 0.770보다 좋다. 작년 전반기 피안타율 0.231, WHIP 1.12, 피OPS 0.611과 비교하면, 올해 안타는 더 적게 맞는 셈이다.
결국 양현종은 김광현(SSG)과의 맞대결서 판정승하며 개인통산 161승을 쌓았다. MBC스포츠플러스 정민철 해설위원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승만 보태면 KBO 통산 최다승 단독 2위가 된다. 이제 양현종 앞에는 송진우(210승)가 유일하다.
양현종은 현장 취재진과의 인터뷰서 딱히 송진우를 의식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당장 송진우를 따라잡기에는 49승이라는 격차가 적은 건 아니다. 4년 103억원 FA 계약의 두 번째 시즌. 지금부터 3년간 10승씩 보태도 송진우를 못 넘는다. 진짜로 송진우를 넘으려면 이 계약이 끝나고 2026년, 38세 시즌을 앞두고 다시 한번 FA 계약이 필요하다. 워낙 몸 관리를 잘 하고 부상 없이 롱런하는 스타일이라 불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당연한 얘기지만 큰 부상 없이 달려온 양현종으로선 30대 후반~40대 초반에도 꾸준히 마운드에 오르면 자연스럽게 송진우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과 151승의 김광현 외에 송진우에게 도전할 투수가 안 보이는 실정이다. 현역 3~4위 장원준(두산, 129승), 차우찬(롯데, 112승)은 눈 앞의 생존에 집중해야 할 입장이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