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균 억제하는 박테리아 생산..."항생제 내성 병원균 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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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감염성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을 억제하거나 사멸을 유도하는 유익한 산업용 박테리아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KAIST는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 연구팀이 그람 음성균과 양성균 모두를 포함한 다양한 박테리아에서 표적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작은 메신저리보핵산(sRNA) 도구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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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감염성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을 억제하거나 사멸을 유도하는 유익한 산업용 박테리아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KAIST는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 연구팀이 그람 음성균과 양성균 모두를 포함한 다양한 박테리아에서 표적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작은 메신저리보핵산(sRNA) 도구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달 24일 게재됐다.
sRNA는 대장균에서 표적 유전자를 억제하기 위해 합성 조절하는 효과적인 도구이지만 그동안 대장균과 같은 그람 음성균 외에 산업적으로 유용한 고초균이나 코리네박테리움 같은 그람 양성균에서는 적용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그람 음성균과 양성균 모두를 포함한 다양한 박테리아에서 표적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신규 sRNA 도구를 개발했다. 우선 미생물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수천 종의 미생물 유래 sRNA 시스템을 검토했다. 그중 가장 높은 유전자 억제능을 보여준 `고초균' 박테리아 유래 sRNA 시스템을 최종 선정했고 이를 ’광범위 미생물 적용 sRNA(이하 BHR-sRNA)‘라고 명명했다.
sRNA와 유사한 시스템으로는 유전자 가위로 잘 알려진 크리스퍼를 개량한 크리스퍼 간섭(CRISPRi) 시스템이 있다. 유전자 가위의 핵심인 Cas9 단백질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DNA를 자르지 않으면서 유전자 전사 과정만을 억제해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시스템인데 Cas9 단백질의 분자량이 매우 높아 몇몇 박테리아에서 성장을 저해하는 현상이 보고됐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BHR-sRNA 시스템은 박테리아의 성장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도 CRISPR 간섭과 유사한 유전자 억제능을 보였다.
BHR-sRNA 시스템의 범용성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다양한 그람 음성균 및 그람 양성균 16종을 선정하여 테스트했다. 이 중 15종의 박테리아에서 BHR-sRNA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작동함을 증명했다. 또 10종의 박테리아에서 기존의 대장균 기반 sRNA 시스템보다 유전자 억제능이 뛰어남을 증명했다. 이와 같이 BHR-sRNA 시스템은 다양한 박테리아에서 효과적으로 유전자 발현을 억제할 수 있는 범용 도구임을 입증했다.
최근 점차 심각해져 가는 항생제 내성 병원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BHR-sRNA를 이용해 독성인자를 생산하는 유전자를 억제했다. 병원성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특히 BHR-sRNA를 활용해 병원 발생 감염균인 표피포도상 구균에서 항생제 내성의 원인 중 하나인 바이오필름 형성을 73% 억제할 수 있었고 폐렴균인 폐렴막대균에서 항생제 내성을 58% 약화하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또 BHR-sRNA를 산업용 박테리아에 적용해 표적 물질을 고효율로 생산하고자 했다. 특히 폴리아마이드 고분자의 원재료인 발레로락탐, 포도향 첨가제인 메틸안트라닐산, 그리고 청색 천연염료인 인디고이딘을 최고 농도로 생산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BHR-sRNA는 다양한 산업공정으로의 응용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 항생제 내성 병원균 퇴치를 통한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상엽 교수는 “기존에는 각각의 박테리아마다 유전자 억제 도구를 새로 개발해야 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다양한 박테리아에서 범용으로 작동하는 도구를 개발했다”며 “앞으로 합성생물학과 대사공학, 그리고 병원균 대응연구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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