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2030엑스포]③ 참가국마다 수백억대 전시관 건설… 낙수효과 기대
한국 규정·법 맞춰야해 국내업체와 협업 필수
세계박람회(World Expo)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로 꼽힌다. 한국은 2030년에 열리는 엑스포를 부산에서 개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엑스포 개최는 국가적인 과제다. 일본의 오사카와 중국 상하이는 엑스포를 거쳐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했다. 엑스포 개최의 의미와 도전 과정을 살펴본다.[편집자주]
부산에 유치를 추진 중인 국제박람회기구(BIE) ‘등록’ 엑스포는 주요 국가들이 자국 비용으로 국가관(Country Pavilion)을 건설할 수 있다. 1993년 대전, 2012년 여수에서 열린 ‘인정’ 엑스포는 참가국이 독립적인 국가관을 건설할 수 없고, 개최국이 지어서 임대하는 전시공간만 활용해야 했다.
이 때문에 등록 엑스포를 부산에 유치하면 국내 건설, 설계, 디자인, 물류업계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산에서 건축물을 지으려면 한국의 규정과 법에 맞게 지어야 해 한국 업체와의 협업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열린 등록엑스포인 두바이의 사례를 보면, 각국은 경쟁적으로 전시관을 화려하게 꾸몄다. 이들 국가관은 단순히 실용적인 목적으로만 쓰이는 건물이 아니라, 입주국의 설계·소재·시공 기술 등을 보여줄 수 있는 전시물이기 때문이다. 각국은 최고급 마감재 등을 동원해 경쟁적으로 전시관을 짓는데, 국가관당 수백억원 안팎의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 엑스포 당시 한국관은 5년간 총 232억원의 건축비를 들여 4651㎡(약 1400평) 부지에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연면적(각 층 바닥면적의 합) 6559㎡의 건물을 지었다. ‘군중(mass)’과 ‘도시(city)’를 합성한 ‘모바일 매시티(mass_ity)’라는 컨셉으로 이동성(mobility)를 표현한 이 철골조·철근콘크리트(RC)조 건물에는 전시 기간인 2021년 10월초부터 2022년 3월말까지 110만명이 다녀갔다.
한국관 설계를 맡은 무유기 건축사사무소 문훈 디자인 디렉터는 두바이엑스포 후 KOTRA에 밝힌 설계 후기를 통해 “엑스포 국가관은 당대 최고의 건축 실험의 장”이라면서 “많은 건축가들이 도전을 꿈꾸는 분야로, 새롭고 신선한 아이디어로 건축과 예술의 경계의 끝까지 가본다는 마음으로 한국관 설계에 참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가관 건설 과정에서 각국 정부가 계약한 시공사와 엑스포 개최국 현지 시공사간의 협업은 필수적이다. 엑스포조직위원회와 현지 인허가 당국과의 협업이 모두 필요하기 때문이다.
두바이 엑스포 한국관은 무유기건축사사무소가 설계하고 쌍용건설과 한미글로벌이 각각 시공과 CM·감리를 맡았지만, 현지에도 설계와 감리 파트너가 따로 있었다. 쌍용건설 한국관 현장 소장을 맡았던 조옥제 부장은 두바이엑스포가 끝난 뒤 KOTRA에 남긴 시공후기를 통해 “엑스포 구역이라는 특수 환경에서의 공사는 보편적 지역 규정과 건설법에 더해 엑스포 조직위의 별도 규정과 통제도 따라야한다”고 말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에 따르면, 개최국이 제공한 부지에서 독립적 국가관을 건설하는 국가는 역대 엑스포 사례에서 통상 45국 전후로 집계된다. 국제기구나 개최국의 지방정부 등도 독립적 전시관을 건설해 박람회에 참가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개최국은 주제관(대주제, 소주제)과 자국 국가관, 공연장 및 회의장, 독립 국가관 건설 계획이 없는 개도국 등을 위해 공동국가관 등의 건물도 건설한다.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는 2027~2030년에 이뤄지는 부지조성 및 건축 단계에서 약 5조3003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생산유발효과 4조158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조1423억원 등이다. 1만8000명 몫에 해당하는 일자리도 새로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각 국이 주요 글로벌 건설사에 공사를 맡긴다고 해도 한국 업체들과 협업은 필수적이다. 한국의 건축 규제에 맞게 건물을 지어야 하고, 엑스포 종료 후 철거 등 사후 대책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한전문건설협회 부산광역시회 관계자는 “공사 물량이 늘어나면 하도급 참여가 늘 수 밖에 없고, 지역 접근성 등을 따지면 부산 지역 하도급 참여 비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엑스포는 공항, 철도, 항만, 상업지구, 교통 등 도시기반시설을 대거 확충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부산에서는 가덕도신공항의 완공과 안착에 엑스포가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시는 박람회 유치의 최대 인프라인 가덕도신공항 조기 착공에도 속도를 낸다는 입장이다.
현재 부산시는 매립식과 부유식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의 ‘플로팅 해상공항(안)’을 국토교통부에 공식 제안한 상태다. 여객터미널과 화물터미널은 매립식으로 짓고 활주로와 계류장은 바다 위에 띄워 엑스포 전에 공항을 완성하자는 구상이다.
가덕도신공항과 연계해 부산을 울산 경남 등 인근 지역과 초광역 경제권으로 연결하는 초광역 교통망 구축도 진행중이다. 우선 KTX-이음이 투입되는 고속철도 중앙선의 안동~부전 구간이 2024년 연장개통돼 서울(청량리)~안동~부산이 연결된다. 경남권 간선 역할을 하는 함양~울산 고속도로는 2024년 창녕~밀양 구간 2026년 함양~창녕 구간 순으로 개통해 나간다.
김천~진주~통영~거제를 잇는 남부내륙철도는 2024년 착공이 예정됐다. 연내 예비타당성조사 절차 착수를 기대하는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등도 추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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