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2억?" 규제완화 후 수도권 아파트 가격 `꿈틀`

급매 소진 후 '하락폭 둔화' 시각도…거래 꾸준하지 않으면 '약세' 이어질 듯

사진 연합뉴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률 유도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규제를 완화하자 수도권 곳곳에서 아파트값이 반등하는 단지가 나오고 있다. 신고가는 아니지만 올해 초 거래가격에 비하면 2억원 오른 가격에 실거래가 신고가 나온 것. 다만 지역별, 단지별 편차가 있는터라 시장에서는 이를 '회복세 전환'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시장 추세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다.

10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경기 용인시 수지구 '버들치마을 성복자이 2차' 전용면적 157㎡는 올해 4월 10억6000만원(8층)에 매매되며 올해 3월 거래 금액인 8억5000만원(4층)보다 2억원 넘게 올랐다. 한 달 새 2억원 이상 반등한 셈이다.

경기 시흥시 '시흥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 84㎡는 올해 4월 7억2000만원(29층)에 팔렸다. 이는 동일 면적 15층이 올해 2월 6억4800만원에 팔린 것에 비해 1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부동산 상승기였던 2021년 상반기 최고가(8억6300만원, 26층) 이후 가장 높은 금액대이기도 하다.

인천 서구 '청라 센트럴 에일린의 뜰' 전용 84㎡ 역시 동일 면적 34층이 올해 1월 6억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3월에는 7억1000만원(30층)에 팔리며 1억원 넘게 반등했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는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한국부동산원 공동주택 실거래가 지수에 따르면 ㎡당 수도권 아파트 매매 평균 가격은 작년 11월 661만원이었지만, 작년 12월 673만3000원, 올해 1월 721만2000원에 이어 2월에는 755만8000원으로 집계되며 꾸준히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부동산 담보 대출 금리 하락, 생애 최초 주택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80%까지 허용해주는 혜택 등이 일부 단지의 합리적인 가격과 맞물려 매수세를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며 "수도권은 이미 가격 부담이 서울에 비해 낮은 편인데, 올해 초부터 정부가 여러 차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 것이 서서히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런 반등처럼 보이는 부분은 일시적일 뿐 특례보금리론 도입 초기에 나타난 효과와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청년·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 매입에 따른 거래량 착시가 일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경착륙'이 아닌 '연착륙'에 접어들었고 한동안은 하락폭 둔화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이나 서울 인접지역은 단지별 급매는 다 소진된 상태"라며 "급매물 소진 후 호가 위주로 오른 게 맞지만 꾸준한 거래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지금 현재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