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것들을 재현하고 되살리는 작가 마이클 라코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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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ISIS'란 이름으로도 알려진 이슬람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는 고대 국가 아시리아의 유적도시인 이라크 북부 님루드(옛 이름 칼후)를 점령했다.
2007년부터 이라크전으로 약탈당한 이라크 국립박물관 유물을 작품으로 재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이라크계 미국 작가 마이클 라코위츠는 IS의 유적 파괴 소식이 전해진 후 '칼후의 북서 궁전'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재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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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2014년 'ISIS'란 이름으로도 알려진 이슬람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는 고대 국가 아시리아의 유적도시인 이라크 북부 님루드(옛 이름 칼후)를 점령했다. IS는 이후 2015년 3월 중장비와 폭발물, 드릴 등으로 이 곳의 고대 유적과 박물관 유물을 파괴했다.
2007년부터 이라크전으로 약탈당한 이라크 국립박물관 유물을 작품으로 재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이라크계 미국 작가 마이클 라코위츠는 IS의 유적 파괴 소식이 전해진 후 '칼후의 북서 궁전'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재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0일 서울 삼청동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 시작한 라코위츠의 국내 첫 개인전에서는 칼후의 북서 궁전에 있었던 석판들을 재현하는 작업을 소개한다.
작가는 파괴된 원본 석판을 부조로 재현한다. 작가가 사는 미국 시카고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아랍어-영어 신문과 중동 음식 포장재를 활용해 인간이나 새의 머리를 한 반신(半神) '압칼루'가 서 있는 모습을 파피에 마세(종이나 신문지 등을 반죽해 콜라주처럼 덧붙이는 것) 기법으로 작업한다. 원본 석판이 파괴되기 이전 이미 현지에서 약탈당했거나 분실된 부분은 바닥의 안내문으로 그 존재를 설명한다. 사라진 석판 조각이 대부분 서구의 기관들에 소장돼 있다는 점에서 서구의 문화재 약탈을 이야기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작가의 또 다른 연작 프로젝트 '리턴'은 영상과 설치 작업으로 소개된다. 작가는 이민자였던 외할아버지가 1960년대까지 운영했던 무역회사를 되살리는 프로젝트를 2004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라크산 대추야자가 유엔의 이라크 제재가 끝난 이후에도 미국에서 계속 레바논산 제품으로 둔갑해 유통되는 것을 발견한 작가는 직접 이라크 대추야자를 미국으로 수입해 판매하기로 했다. 이라크 대추야자가 시리아를 거쳐 미국에 도착하기까지 과정은 지난하기만 하다. 대추야자의 여정은 이라크 난민이 미국에 입국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여행길과 다르지 않았고 미국의 이라크인들은 대추야자에 자신의 처지를 이입했다. 전시에서는 이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스톱모션 영상 작업 '특수부대원 코디의 발라드'도 상영된다.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있는 미군 기지에서만 판매됐던 미군 캐릭터 인형 '코디'가 주인공이다. 코디는 미국 시카고대 동양연구소에 소장된 메소포타미아의 조각상 유물들을 보며 '여기가 어딘지', '이 물건들은 왜 여기 있는지'를 묻는다. 코디는 유물들을 향해 함께 탈출하자고 권하지만 조각상들은 답이 없다. 결국 코디도 조각상처럼 두 손을 모으고 스스로 유물이 돼 진열장 안에 갇힌다.
전시는 7월30일까지.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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