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규제 과도하다…상수원보호구역 재조정 필요”

유역면적·급수인구 5~6배 규모 큰 팔당호보다 규제지역 넓어
로하스캠핑장 철거논란 속 “43년 이어진 불합리 규제 시정” 여론

대청호 규제 완화가 민선 8기 충청권 공동의제로 추진돼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대청호 모습 /뉴스1 ⓒNews1 DB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충청권 4개 시·도가 대청호 규제 완화에 한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40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 대청호 상수원보호구역 재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타 권역과 비교해 과도하게 설정돼 있다는 게 그 이유다.

10일 환경부에 따르면 대전시와 충북도에 걸쳐 있는 대청호는 총 178.98㎢의 면적이 1980년 11월 대청댐 완공에 즈음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관할 지자체별로는 △대전 동구 61.26㎢(비룡·주산·추·마산·효평·직·오·주촌·내탑·사성·신촌·신하·신상·세천·용계동) △대전 대덕구 16.45㎢(삼정·미호·갈전·이현·황호·부수동) △충북 청주시 94.85㎢(문의·현도·남이·가덕면) △충북 보은군 6.42㎢(회남면 매산·법수·산수·남대문리)의 상수원보호구역이 설정돼 있다.

반면 경기 팔당호의 상수원보호구역(1975년 7월 지정)은 △남양주시 42.38㎢ △광주시 83.63㎢ △하남시 7.10㎢ △양평군 25.71㎢를 합쳐 총 158.82㎢다.

대청호의 유역 면적은 4134㎢로 팔당호(2만3800㎢)의 5분의 1 이하, 급수 인구는 대청호가 350만명으로 팔당호(2300만명)의 6분의 1 이하 수준에 불과한데, 상수원보호구역은 대청호가 팔당호보다 오히려 20.16㎢ 넓은 불합리가 상존하고 있다.

이는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3년 12월 완공된 대통령 별장 ‘청남대’가 구역 내 위치해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주장도 있다. 당시 정부가 청남대 건립을 염두에 두고 주변 경호·보안 목적으로 대청호 상수원보호구역을 과대하게 설정했다는 것으로, 청남대가 개방된 지 20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시급히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금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2015년 개장한 로하스캠핑장과 관련 ‘야영 및 취사가 금지된 상수원보호구역에서 위법하게 운영돼 철거하라’는 통보를 받은 대덕구 관계자는 “철거는 불가피하다”라면서도 “대청호 상수원보호구역이 유역 면적과 급수 인구에 있어 5~6배나 규모가 큰 팔당호보다 넓은 규제가 4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불합리한 규제를 하루빨리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충청권 4개 시·도지사가 지난 3월 6일 청남대에서 ‘대청호 수질 보호 및 규제 완화를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흠 충남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대전시 제공) /뉴스1

이장우 대전시장과 최민호 세종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김영환 충북지사는 지난 3월6일 청남대에서 ‘대청호 수질 보호 및 규제 완화를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 “충청인의 젖줄인 대청호 수질을 깨끗이 보호하고 관리하는 것은 우리의 신성한 의무이다. 그러나 대청호는 상수원보호구역·수변구역·특별대책지역 등 과도한 규제에 얽매여 있다”고 불필요한 규제 완화를 위한 공동대응을 천명한 바 있다.

대전시의회 이상래 의장과 지역현안규제혁신특위 송활섭 위원장, 송인석·김선광·이용기 위원은 지난 9일 대청호 수질관리소를 방문해 상수원보호구역 규제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대전시의회 지역현안규제혁신특위 위원들이 지난 9일 대청호 상수원보호구역 규제 완화와 관련 선박을 이용해 수역을 둘러보며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대전시의회 제공) /뉴스1

박필우 시 수질개선과장은 이날 상수원보호구역 규제에 따른 주민 재산권 침해 등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토지 이용 및 건축물 용도 제한 완화 등의 요구사항을 특위 위원들에게 보고했다.

지난달 ‘대전시 상수원보호구역 건축물 등의 설치에 관한 조례’ 제정을 이끌어낸 송활섭 위원장은 ”불필요한 규제를 발굴해 이를 해소할 수 있도록 시의회 차원에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ho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