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 이기적이라고?…“80년대에 태어나 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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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층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다.
'세습 자본주의 세대'의 저자는 계층 사다리가 끊어진 첫 세대로 1980년대생을 지목한다.
저자는 '한국 자본주의의 축복과 고통을 받은 세대'라고 1980년대생의 삶을 요약한다.
여기에 여러 사회경제적 위치에 있는 1980년대생의 삶을 취재해 객관성을 담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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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 자본주의 세대’
인물과사상사, 1만9000원
계층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다. 아니, 어쩌면 이미 무너졌다. 1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우리나라 중산층의 현주소와 정책과제’에 따르면 노력으로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을 물었을 때 '매우 높다’와 '비교적 높다’로 응답한 비율은 2011년 28.8%에서 2021년 25.2%로 3.6%p 감소했다. 미래에 대한 생각은 더 비관적이다. '자녀 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1년 41.7%에서 2021년 30.3%로 10년 만에 11.4%p나 떨어졌다.
‘세습 자본주의 세대’의 저자는 계층 사다리가 끊어진 첫 세대로 1980년대생을 지목한다. 이들은 탄탄대로를 걸을 것처럼 보였다. 3저호황의 시대에 태어나 탈권위적인 교육이 강조된 교정에서 중등교육을 마쳤다. '문화적 열등감이 없는 첫 세대’로 K-팝의 태동을 목격하고 글로벌 사회의 기반이 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일찍이 체득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그들을 배신한다. 대학은 열심히 스펙을 쌓지 않으면 뒤처지는 공간으로 변했다. 신자유주의가 도래한 노동시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분돼 있었다. 고난 끝에 정규직 일자리를 얻더라도 부동산 폭등으로 결혼과 육아를 위한 내 집 마련은 요원해졌다. 저자는 '한국 자본주의의 축복과 고통을 받은 세대’라고 1980년대생의 삶을 요약한다.
세대를 설명하는 여타의 책과의 차별점은 솔직함에서 나온다. 1986년생인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책을 전개한다. 빛이 없는 월세 30만 원 고시원에서 시작한 서울 생활, 유학을 접게 만든 오뎅 집에서의 에피소드 등은 저자의 주장에 생기를 부여한다. 여기에 여러 사회경제적 위치에 있는 1980년대생의 삶을 취재해 객관성을 담보했다. 통계 자료, 전문가의 해석, 소설까지 합쳐져 종횡으로 엮어낸 책은 1980년대생을 그린 완전한 모자이크화 같다. "우리가 이렇게 불행하다"는 한탄으로 끝나는 이야기는 아니다. 1980년대생의 삶을 통해 한국 정치사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준석이 왜 극도의 능력주의를 표방하는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구호가 왜 빛 좋은 개살구인지를 설명해낸다.
이 책은 1980년대 이후 세대(1990~2000년대생)까지를 포괄하는 MZ세대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저자가 강조하는 '자본주의의 축복과 고통’의 진폭은 한국 사회에 고스란히 남았기 때문이다. 2020년대 21대 총선, 20대 대선을 통과하며 정치권은 캐스팅보트가 된 2030을 사로잡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두 번의 선거가 끝난 뒤 MZ세대는 여야 모두에 등을 돌렸다. 3월 28~30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20대와 30대 무당층 비율은 각각 46%, 41%나 된다.
어쩌다 한번 편의점 도시락을 먹거나 무턱대고 주4.5일제를 제안한다고 해서 MZ 마음을 붙잡을 수는 없다. 저자는 한강 작가의 "애초에 우리는 개인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을 구분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는 말을 되새기며 책을 썼다고 한다. 좋은 정치의 밑바탕이 돼야 할 1980년대생 개개인의 삶이 바로 이 책에 있다.
‘세습 자본주의 세대’는 1980년대 이후 세대(1990~2000년대생)까지를 포괄하는 MZ세대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저자가 강조하는 '자본주의의 축복과 고통’의 진폭은 한국 사회에 고스란히 남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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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인물과사상사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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