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4년 만에 매출 412억 달성” 이진호 올리브인터내셔널 대표

최은초롱 기자 2023. 5. 1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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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침체로 국내 화장품업체들이 줄줄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을 때도 꾸준히 매출 성장을 기록한 곳이 있다. 송악크림, 그린토마토
모공 앰플 등 메가 히트 제품을 생산하는 올리브인터내셔널이 그 주인공. 이진호 대표의 성공 법칙을 따라가 보자. 

"올리브인터내셔널은 '클러스터 커머스’라는 접근 방식을 통해서 소비자가 정말로 원하는 제품과 브랜드를 적절한 시기에 출시해 매출을 올리는 회사입니다."

이진호 대표는 2018년 올리브인터내셔널 창업 후 밀크터치 '송악크림’, 성분에디터 '그린토마토 모공 앰플’ 등 메가 히트 제품을 쏟아내며 빠르게 성장했다. 지금은 뷰티를 넘어 생활용품 브랜드, 유아 패션 브랜드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진호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올리브인터내셔널을 글로벌 소비재 기업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2018년 창업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대학 졸업 후에 소비재 대기업 영업 관리직으로 4년 정도 근무했어요.

올리브인터내셔널 창업 계기가 궁금합니다.

원래 PD가 되고 싶어서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어요. 미디어에 관심이 많았죠. 그런데 어느 순간 PD로 콘텐츠를 만드는 것만큼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창업을 해야겠다는 결심은 군대에서 처음 했어요. 그리고 전역 후 3학년 때 첫 창업을 실제로 경험했죠. 아이템은 단행본 서적에 광고를 넣는 일이었어요. 신문이랑 방송처럼 단행본에도 타깃 독자에 맞는 광고를 중간중간 넣어서 책값을 떨어뜨리면 출판 시장이 지금보다 더 활성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성과를 얻지 못하고 2년 만에 접었어요(웃음). 사실 2년 동안 그 일만 한 건 아니에요. 스쿠터 렌털 사업도 해보고 소셜 이벤트 사업과 샘플을 모아서 구독 서비스하는 사업도 시도해봤는데, 아직은 사업을 해내기에는 많이 부족하고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졸업 전에 대학연합 마케팅전략학회 활동을 하면서 마케팅 공부를 집중적으로 했어요.

창업까지 스토리가 꽤 기네요

대학 졸업 후에 바로 입사했어요. 그런데 직장 생활하면서 주변을 돌아보니 슬슬 창업 아이템이 다시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지상파 3사의 힘겨루기에 불과하던 미디어가 케이블, 종편, 유튜브, IPTV 등으로 다양해지고 세상도 빠르게 변하고 있었죠. 이 과정에서 MZ세대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비자 니즈 역시 다양해지는 걸 경험했어요. '그렇다면 소비재 상품도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동안 대기업 브랜드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었다면 앞으로는 소비자 니즈에 맞는 아주 다양한 브랜드가 필요할 거고, 그 니즈를 잘 파악하고 구현한다면 좋은 소비재 기업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일본 로프트 매장 내 밀크터치 매대 전경.
화장품 사업을 선택한 이유는 뭔가요.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 1년 정도 사업 준비 기간이 있었어요. 회사 생활과 사업 준비를 병행한 거죠. 그릇,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제품을 소싱해서 온라인에서 판매해봤어요. 그때 많은 것을 배웠는데, 첫 번째는 판매에 관한 것이었어요. 제가 한 달 동안 팔 물량을 어떤 블로거나 공동구매 마켓에서는 3일 만에 다 팔더라고요. 이유를 고민해봤는데, 어떤 구심점으로 모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필요로 하는 아이템을 제시하면 가능성이 있다는 걸 깨달았죠. 두 번째는 카테고리에 대한 부분인데, 결국 사업을 하려면 구매자의 니즈를 파악해서 그것을 물건으로 구현해내야 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생활용품 분야로 아이템을 생산해내려면 금형을 만들거나 발명을 해야 하는데, 화장품은 국내에도 제조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기 때문에 제가 파악한 소비자 니즈를 구현해내기에 최적의 아이템이라고 생각했어요.

현재 올리브인터내셔널에서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는 몇 개인가요.

8개 브랜드가 있어요. 밀크터치, 성분에디터, 비프로젝트, 시모먼트, 피치포포 등 5개 뷰티 브랜드와 생활용품 브랜드 깔끔상회와 나무팩토리, 유아 패션 브랜드 뭉게뭉게예요.

해마다 매출 성장이 매우 큰데요.

2019년 매출이 20억 원, 2020년은 126억 원, 2021년 272억 원 그리고 지난해 412억 원을 찍었어요. 특히 2021년에서 2022년으로 넘어가는 시기는 매출뿐 아니라 이익률이 3배 이상 성장했어요. 그래서 2022년은 올리브인터내셔널의 체질을 더 건강하게 개선하면서 매출 성장까지 이뤄낸 해라 의미가 커요. 올해 목표 매출액은 1086억 원이고, 1분기가 지난 현재 상황에서 보면 순항하고 있습니다. 매달 월별 목표가 있는데 무난하게 달성해가는 중이에요. 3년 뒤에는 매출 2700억 원이 목표예요.

급성장의 비결은 뭔가요.

소비자 니즈를 잘 파악하고 구현해내는 클러스터 커머스라는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클러스터 커머스는 모여 있는 사람들을 찾고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면서 그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 구현해내는 과정을 의미해요.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하고, 다양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자료들을 활용하고 있어요. 올리브인터내셔널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소비자 니즈를 찾는 일에 열정이 있고 실력도 갖추었죠. 이런 접근 방식과 제품 자체가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생각해요.

"전체 매출 50%까지 해외 매출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

이 대표는 “클러스터 커머스라는 접근 방식과 이를 구현해 낼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직원들 덕분에 올리브인터내셔널이 지금까지의 성장을 이뤄냈고 앞으로도 성장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올해를 기점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4월 초 올리브인터내셔널은 일본 마케팅사와 유통사를 인수 합병했다. 현재 밀크터치가 일본에서 월 15억~20억 원 정도의 매출이 발생하는데, 인수 합병한 회사를 통해 올리브인터내셔널에서 보유한 다른 브랜드도 밀크터치처럼 일본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두 번째 공략하는 부분은 좋은 바이어들에게 아이템을 공급하고 현지에 제품을 제대로 안착시키는 B2B 전략이다. 마지막으로는 해외에 법인을 설립해 한국에서 진행하는 일을 그대로 현지화하는 글로벌 D2C다. 이미 대만에서는 밀크터치, 성분에디터 등을 판매하는 자회사를 설립했고 반응도 좋다고 한다. 이 대표는 "향후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그리고 미국까지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성분에디터는 주요 홈쇼핑 방송에서 연이어 완판을 기록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한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회사에 다니면서 창업을 준비하던 시기에는 퇴근 후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하루에 4시간씩 사업 예행연습을 했어요. 준비 삼아 시작한 사업으로 수익이 월급과 비슷해진 시기에 퇴사를 결심했기 때문에 당장 가족의 생계를 걱정할 필요는 없었어요. 부모님과 형, 아내와 아이들까지 모두가 사업을 응원해줬어요.

사업하면서 우여곡절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그럼요. 지금도 매일매일 어렵고 힘든 일에 봉착합니다(웃음). 회사 그만두고 사업하니까 좋냐고 주변에서 물어보시는 분이 많아요. 그럴 때 저는 항상 "직장 다닐 때보다 백배 힘든데 천배 재미있다"고 말해요. 진심이에요.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힘들어도 재미있어요. 힐링이 필요할 때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사람들을 만나요. 다양한 업계에 계신 분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즐겁기도 하고 뜻밖의 인사이트를 얻게 될 때가 많거든요. 매출에 도움이 되는 사례를 만들어내기도 하고요.

8개 브랜드 중 특별히 더 애착이 가는 아이템이 있나요.

모든 제품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열심히 사용하고 있어요. 꼭 하나를 꼽아야 한다면, 회사가 지금의 성장을 이루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품목들이 아닐까 싶어요. 밀크터치의 서양송악 진정 크림은 월 매출이 억대를 못 넘고 있을 때 그 부분을 해결해준 제품이었고, 성분에디터의 그린토마토 모공 앰플은 회사가 힘들 수도 있었던 시기에 인기를 얻으면서 월 매출 20억 원 이상으로 상승하는 계기를 마련해준 제품이라 각별해요.

요즘 다시 K-뷰티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 화장품이 세계로 더 많이 뻗어나가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아직 저도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그동안 제가 느낀 부분을 말씀드리자면, 아시아 시장과 서구 시장은 완전히 다른 것 같아요. 아시아 시장에서는 지금 한국 화장품 시장에서 구축된 콘셉트나 성분, 퀄리티, 가격 등 모든 면이 어느 정도 통하는 것 같은데 미국이나 유럽 쪽은 아니더라고요. 예를 들면 밀크터치의 '올데이 롱앤컬 마스카라’는 한국과 일본에서는 인기가 많지만 마스카라 팁 자체가 서양 사람들이 사용하기에는 작아요. 단순하게 '일본에서 잘 팔리니까 유럽, 미국에서도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접근하면 문제가 생기는 거죠. 제대로 된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디테일한 부분들까지 고민하고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을 요즘 정말 많이 하고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 한마디 부탁드려요.

1세대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밀크터치와 성분에디터는 론칭 3년 만에 연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해외에서도 인기가 좋아요. 특히 밀크터치의 경우 일본에서 5000개 이상의 매장에 입점했고, 각종 뷰티 아이템 랭킹 상위권에 진입했죠. 이제 비프로젝트, 시모먼트, 피치포포 등 올리브인터내셔널의 2, 3세대 브랜드들이 밀크터치와 성분에디터의 성공 사례를 재현해내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자 목표예요.

#올리브인터내셔널 #성분에디터 #여성동아

사진 김도균
사진제공 올리브인터내셔널

최은초롱 기자 chor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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