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제일교회' 뺀 장위10구역 재개발 윤곽…"교회·공원·행정센터 주변 배치"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이 사랑제일교회와의 포괄적 합의 해제 및 정비사업에서의 교회 제척 찬반 투표를 10일 총회에서 진행한다. 조합 관계자는 '압도적 가결'을 전망하고 있다. 조합 측은 작년 9월 총회에서 결정한 500억원 보상금 지급 등 교회와의 기존 합의를 모두 원점으로 돌리고, 교회의 현재 위치를 그대로 두고 단지를 조성하는 대안 구상안과 자금 소요 계획도 마련한 상황이다.
<뉴스1>이 입수한 장위10구역 주택재개발사업 대안 구상에 따르면 조합은 사랑제일교회를 현재 위치 그대로 두고 교회 주변으로 공원과 안식일 교회, 동 행정복지센터를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사랑제일교회를 재개발사업에서 제척할 경우 교회를 빙 둘러 가운데에 두고 다소 어정쩡하게 단지가 조성될 것이란 당초 우려와는 달리, 종교 및 행정시설과 공원을 한데 모아 구석에 위치시키는 구상이다.
조합 관계자는 "장위10구역에서 사랑제일교회는 토지 등 소유자나 임차인이 아닌 불법점유자로 법적으로 인정된 상태"라며 "조합은 구역 안에 기존 안식일교회와 사랑제일교회 두 곳 면적 만큼의 종교부지만 일정하게 유지하면 된다. 교회가 아니라 다른 종교시설이 들어와도 되고 지금 위치가 아니어도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전엔 종교부지를 북동쪽 끝에 대토부지(보상 토지)로 두려고도 했지만, 그마저도 하지 않고 (사랑제일교회를) 그냥 현재 위치에 그대로 두고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장위10구역 재개발사업은 2008년 정비구역 지정 이래 사랑제일교회와의 갈등으로 지난한 여정을 밟았다. 2013년 사업시행인가, 2017년 관리처분인가까지 받았지만 교회 측 반발로 사업 추진이 지금까지 지연된 것이다.
당초 조합이 교회에 서울시 감정평가에 따른 토지 보상금과 대토 부지를 제공하는 협상 시도가 있었지만 교회 측은 조합이 제시한 금액의 두 배에 가까운 563억원을 요구해 무산됐다. 이후 조합은 교회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 대법원 3심까지 승소한 뒤 85억원의 공탁금을 내고 명도집행을 하려 했지만 이 역시 교회 측 반발로 6차례 모두 실패했다.
결국 교회를 빼고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타당성 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합 측 손해가 910억원에 달할 것이란 계산이 작년 2월 총회에서 공개됐다. 이에 조합은 교회에 기존 공탁금을 포함해 500억원을 보상하는 안을 그해 9월 총회에서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주합의서까지 작성한 교회의 합의 이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장위 10구역은 현재 이주를 모두 마치고 교회만 남은 상황이다.
조합 관계자는 "당초 900억원 상당의 손실은 비용 측면만 본 자료인데 수익 자료를 빼고 비용만 넣어서 조합이 큰 손실을 보는 것처럼 잘못 전달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단히 얘기하면, 지금 조합에서 한달에 나가는 이자가 약 15억원인데 내년 말 사업시행변경인가까지 마치면 착공한다고 보고 그때까지 기간을 20개월 정도로 잡으면 300억원이 되는 것"이라며 "교회에 주기로 한 500억원을 안 주면 오히려 남는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교회의 반발로 사업이 지연되면 이자를 계속 부담해야 하는 만큼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 교회와 합의하려 했을 뿐, 교회가 합의를 이행하지 않아 시간이 기약없이 지연되면 더이상 교회와 합의를 이어갈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조합은 지난달 20일 제56차 대의원회를 열고 '사랑제일교회 종교시설 포괄적 합의 해제의 건', '사랑제일교회 제척의 건'을 '2022년 결산보고' 안건과 함께 통과시켰다. 교회와의 보상금 등 기존 합의를 해제하는 안과 교회를 제외하고 재개발을 추진하는 해당 안건은 각각 총 49명 대의원 중 찬성 45표, 반대 3표, 기권·무효 1표로 원안 가결됐다. 이 안건의 최종 통과 여부가 이날 오후 3시 총회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조합은 대의원회 직후 성북구청에 단지와 시설 배치를 수정한 정비구역 재지정안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구역 지정부터 관리처분인가까지 절차를 다시 밟는 데 소요될 기간에 대해 조합에서도 20개월 정도를 각오한 만큼, 장위10구역 재개발사업 착공은 일러도 내년 말로 미뤄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조합은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1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제기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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