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히 다 보인다” 공원 한복판 유리 상자서 생활하는 남성, 무슨 일
불가리아의 한 공원에서 한 남성이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 상자를 가져다 놓고 생활해 화제가 됐다. 남성이 스스로 ‘불편한 삶’을 자처하고 나선 이유는 마약과 술, 그리고 소셜미디어에 중독된 청소년들을 돕기 위해서다. 좁은 유리 상자 안에서 생활하면서 ‘중독’에서 오는 고립감을 체험하겠다는 취지다.
9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울트라 마라톤 선수이자 자선 활동가 크라세 구에오르기예프는 지난달 30일부터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의 공원 한복판에 대형 유리 상자를 설치한 뒤 이 안에서 ‘15일 살기’를 시작했다. 그는 유리 상자 안에 러닝머신과 침대 딱 두 가지만 가져다 놓고 격리 생활에 들어갔다. 15일간 유리 상자 안에서 나오지도, 다른 사람이 들어가지도 못한다. 책·컴퓨터·휴대전화를 사용할 수도 없고, 하루 딱 30분 바깥의 사람과 유리 벽 너머로 대화할 수 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구에오르기예프는 삼면이 온통 유리인 유리 상자에서 생활한다. 유리 상자는 커튼으로 가려져 있지 않아 안이 훤히 보인다. 실제로 내부에 있는 가구는 러닝머신과 침대가 전부다. 전자기기도 침대 위에 설치된 에어컨 뿐이다. 반팔과 반바지, 선글라스 차림의 구에오르기예프는 대부분의 시간을 러닝머신에서 달리기하며 지낸다. 행인들은 그런 구에오르기예프가 신기한 듯 발걸음을 멈춰서서 구경했다.
구에오르기예프가 이 같은 ‘기행’에 나선 이유는 마약과 술, 그리고 소셜미디어에 중독된 청소년들을 돕고 이를 예방하는 프로젝트 기금을 모금하기 위해서다. 그는 유리 상자 안에서의 생활로 청소년이 무언가에 중독됐을 때 느끼는 사회적 고립감 등을 체험 및 표현하고자 했다. 구에오르기예프는 “누군가를 ‘상자’에 넣었을 때 심리적으로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나 자신에게 도전해 보고 싶기도 하다”고 했다.
한편 구에오르기예프는 전 세계 각국에서 30개의 울트라 마라톤을 완주했다. 울트라 마라톤은 일반 마라톤 경주 구간인 42.195㎞ 이상을 달리는 스포츠다. 50㎞, 100m, 더블 마라톤(42.195㎞ 두 배) 등 정하기 나름이다. 아예 대륙을 횡단하는 방식도 있다. 국내에서는 한반도 종단(622㎞), 횡단(308㎞) 마라톤이 이에 해당한다. 그는 2019년에는 불가리아, 북마케도니아, 알바니아를 거쳐 총 1200㎞를 달리며 정부에 사회적 네트워킹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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