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채무불이행’ 경고등…‘부채 한도’ 협상 결렬
[앵커]
미국 정부의 국가 부채가 한도를 넘어서 다음 달 1일이면 미국이 디폴트, 즉 채무 불이행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미 하원에서 부채 한도를 늘려줘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의회 지도부와의 협상을 시작했습니다만 서로 입장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습니다.
워싱턴 김양순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바이든 미 대통령이 미 의회 상하원의 민주, 공화 양당 대표들과 마주 앉았습니다.
미국 연방정부의 국가부채 한도를 조정을 협상하기 위해섭니다.
[조 바이든/미 대통령 :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이제 논의를 시작할 것이고, 산적한 전 세계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마주앉은 양 측은 서로 간의 입장 차만 확인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월 이미 부채 상한선인 31조 4,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경 2,100조 원을 다 썼고, 이후 석 달 넘게 정부가 보유한 현금 등을 돌려막는 특별조치로 버텨 왔습니다.
그러나 이르면 다음 달 1일 미국이 채무불이행 사태에 직면할 거란 경고등이 켜지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직접 의회 지도부와 협상에 나선 겁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미국이 파산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부채한도 상향을 촉구했습니다.
[카린 장 피에르/미 백악관 대변인 : "(부채한도가 상향되지 않으면) 경기 침체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끊임없이 말해 왔지만, 이는 미국 경제를 인질로 잡고 있는 행탭니다."]
그러나 공화당이 장악한 미 하원은 정부 지출 삭감 없이는 부채 한도를 늘려주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백악관의 뒤늦은 협상 제안이 무책임하다고도 비판했습니다.
[캐빈 매카시/미 하원의장/공화당 : "바이든 대통령은 97일을 허비했습니다. 저는 이미 2월 1일에 바이든 대통령에게 만나자고 했어요. 우리는 미국을 이런 상황에 몰아넣고 싶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1939년 부채한도 제도가 생긴 이후 아흔 번 넘게 의회에서 부채 한도를 늘리거나 유예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2011년 오바마 정부 당시 부채 한도 협상이 지연되며 미국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강등돼 시장에 혼란을 가져왔습니다.
국가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직접 나섰지만 협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다음달 1일까진 의회와 백악관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촬영:서자련/영상편집:사명환/자료조사:서호정
김양순 기자 (ysoo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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