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 진원지 CFD, 올 들어 4000억 넘게 늘었다…3월 말 잔고 2조8000억 육박

2023. 5. 1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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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에서 주가 조작의 진원지로 지목된 차액결제거래(CFD) 거래잔액이 올 1분기 사이 4000억원이 늘면서 2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공격적인 마케팅을 해오던 증권사들은 주가조작 사태에서 CFD가 진원지로 지목되자 줄줄이 계좌 개설 중단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키움증권을 시작으로 증권사들의 CFD 운용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 중이다.

▶CFD 잔액, 올 1분기에만 4000억↑…교보·키움 순 =10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금융감독원 제출 자료에 따르면, 국내 CFD 계좌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총 2조7697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9.1%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말 잔액은 2조3254억원으로 올 1분기 사이에만 4443억원이 불어난 것이다. 지난달 28일 금감원이 밝힌 2월 말 잔액(2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 새 약 1000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CFD는 실제로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 주가 상승 또는 하락에 따른 차익만 하루 단위로 정산 받을 수 있는 전문투자가용 장외파생계약이다. 최대 2.5배 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는데, 증거금 1억원이 있다면 2억5000억원어치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주가가 떨어지거나 증거금이 부족할 경우, CFD의 위험성은 커진다. 이 때 증거금 추가 납부 요구(마진콜)를 해내지 못하면 증권사 등 계약 상대방은 반대 매매를 통해 주식을 강제 처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CFD가 이번 폭락 사태의 진원지로 꼽히는 배경이다.

교보증권은 2016년 국내 첫 CFD 서비스를 도입해 몸집을 키울 수 있었다. 3월 기준 전체 잔액의 약 20%가 교보증권에 몰렸는데, 작년 말 5297억원에서 올 1분기 동안 883억원이 추가로 늘었다.

연말 잔액 추이는 2019년 8230억원에서 2020년 4조7807억원, 2021년 5조4050억원으로 치솟다가 2022년 2조3254억원까지 줄었다. 올해 다시 늘면서 지난 1분기에만 883억원이 증가했다.

2위인 키움증권 역시 올해 1000억원 넘게 CFD 잔액이 늘었다. 3월 기준 5576억원으로 NH투자증권(134억원), 하나증권(3400억원) 등 대형사와 비교해도 규모가 더 크다.

13개 증권사 중에서도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의 CFD 월평균 거래대금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3465억원에서 올해 3643억원(1·2월 기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4월 CFD 시장에 뛰어든 삼성증권 CFD 잔액은 올해 3000억원을 돌파했다. 2021년 2354억원, 2022년 2447억원을 기록하더니 지난 3월 3503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만 1000억원(1069억원) 넘게 늘면서 작년 말 대비 약 43% 뛰었다.

이밖에도 메리츠증권(3446억원), 하나증권(3400억원), 유진투자증권(1485억원), DB투자증권(1400억원), 한국투자증권(1126억원) 순으로 많았다.

아울러 지난해 CFD 거래대금은 총 25조9437억원으로 교보증권(7조3691억원)이 가장 컸다. 키움증권(4조1574억원), 메리츠증권(3조809억원), 유진투자증권(2조8279억원), DB금융투자(2조3041억원), 삼성증권(1조8255억원) 등 순으로 많았다.

올해 1·2월 CFD 거래대금은 총 4조666억원으로 교보증권(1조835억원), 키움증권(7285억원), 유진투자증권(6329억원) 등이 5000억원을 넘어섰다.

▶‘CFD 불똥 튈라’ 증권사 줄줄이 신규 계좌 중단 =CFD는 사실상 원활한 ‘빚투’ 목적이 많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시선이다. 여기에 낮아진 투자 문턱은 시장을 키우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금융당국은 2019년 11월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를 위해 금융투자상품 잔액 기준을 5억원 이상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낮추는 등 개인 전문투자자 지정 요건을 완화했다. 이에 CFD 거래잔액는 2019년 말 1조2713억원에서 2020년 말 4조7807억원·2021년 말 5조4050억원으로 뛰었다.

이후 2022년 말 2조3254억원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2021년 금융당국이 CFD 최대 레버리지 비율을 10배에서 2.5배로 낮춘 결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이 고삐를 죄면서 주춤세를 보였지만 올해 '빚투CFD 거래잔액은 올 1분기만에 4000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올해 월평균 거래대금도 2조원을 웃도는데 이중 금융당국은 개인전문투자자가 차지하는 규모가 3조9000억원(98%)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CFD 리스크 관리 요구가 커지자 증권사도 계좌 개설 중단에 나섰다. CFD 투자자들이 손실 정산을 못해 최종적으로 미수 채권이 발생하면 거래를 중개한 증권사가 회수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 1위인 교보증권도 지난 4일부터 CFD 비대면 계좌개설을 일시 중단했다. 키움증권은 9일 자정부터 국내와 해외주식 CFD 계좌개설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앞서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도 CFD 서비스 신규 가입과 계좌 개설을 중단한 바 있다.

금융당국도 CFD 제도 개선에 돌입했다. CFD 증거금 최소 비율인 현행 40%는 유지하되 개인 전문투자자 자격 요건을 강화하거나 CFD 만기 도입 및 잔액 공시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CFD 규제를 강화할 경우 개인 전문투자자의 CFD 투자를 당분간 중지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키움증권을 시작으로 나머지 주요 증권사에 대한 CFD 관련 검사도 조만간 착수할 예정이다.

오기형 의원은 “CFD 거래잔고 확대에 혹시 불완전판매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든다”면서 “금융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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