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이렇게나 많이 가는데 왜”...잘 나갈 것 같던 이 기업, 울상이라는데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2023. 5. 1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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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4월 CPI 발표 하루 앞두고
9일 주요 주가지수 동반 약세
폐장 직후 에어비앤비 실적
1분기 호실적·2분기 불투명
리비안 예상 밖 선전에 매수세
사진 제공=에어비앤비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하루 앞둔 9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시에서는 주요 주가 지수가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전날보다 0.46%, 0.17% 떨어졌습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각각 0.63%, 1.87% 떨어져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습니다.

투자자들은 막바지에 다다른 상장 기업들 분기 실적과 더불어 다음 날 나올 인플레이션 방향에 주목하면서 섣불리 매수에 나서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현지시간 9일 에어비앤비 주가
개별 종목을 보면 이날 폐장 직후 분기 실적을 발표한 공유숙박업체 에어비앤비(ABNB↑1.13%)가 시간 외 거래 초반 10% 가량 떨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분기 실적은 월가 전문가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엔데믹 시대’ 해외 여행 열풍 희망에도 불구하고 실적 전망이 불확실한 탓입니다.

우선 에어비앤비의 올해 1분기(1~3월) 실적을 보면 1주당 순이익(EPS)은 0.18달러, 매출은 18억2000만 달러를 기록해 레피니티브 집계 기준 전문가 기대치(EPS 0.09달러, 매출 17억9000만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회사는 해당 분기에 1억1700만 달러 순 이익을 기록해 작년 1분기(1900만 달러 순 손실)보다 실적이 대폭 개선됐는데 일반회계기준(GAAP)으로는 창업이래 처음 1분기 순 이익 기록이기도 합니다.

에어비앤비가 낸 2분기 매출 전망은 23억5000만~24억5000만 달러로 월가 기대치(24억2000만 달러)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경영진은 “올해 사업이 힘차게 출발했으며 여름 여행 수요가 기대된다”면서도 “작년까지 이어진 코로나19 유행 시기와 비교할 때 그간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어느 정도까지 올라올지 비교하기 어렵다”는 경계 섞인 언급을 함께 내놓았습니다. 다만 전반적인 여행 수요 기대감 덕에 9일 기준 에어비앤비 주가 연중 상승률은 약 50% 를 기록한 상태입니다.

9일 리비안 주가
한편 같은 날 폐장 후 분기 실적을 발표한 ‘아마존 전기트럭’ 리비안(RIVN ↓0.07%)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 가량 올라섰습니다. 실적을 보면 EPS 는 조정 기준 1.25달러 순 손실, 매출은 6억61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월가 전문가 기대치(1.59달러 순 손실, 매출 6억5210만 달러) 를 웃돌았습니다.

리비안 같은 성장 기업의 경우,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에 따른 금리 상승과 지난 3월 이후 지역 은행을 중심으로 불거진 유동성 부족 사태를 감안할 때 특히 현금 확보가 중요합니다. 회사는 올해 1분기 말인 3월 31일 기준 현금을 118억 달러 보유 중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작년 말(121억 달러)보다 줄어든 수준입니다.

다만 지난 1분기 자본 지출이 2억8300만 달러로 작년 1분기(4억 1800만 달러)보다 줄었습니다. 리비안은 지출을 줄이기 위해 올해 2월 1일 전체 직원 수의 6% 에 해당하는 900명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어 회사는 지난 달 3일 “올해 1분기에 전기 차량 총 9395대를 생산했으며 7946대를 고객에 인도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출처=뉴욕 연은
기업들이 대출을 통한 현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가운데 이날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다음 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는 대출 조건 변화 가능성이 금리 결정 시 최우선 고려 사항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전날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와 비슷한 발언인데 두 총재는 올해 FOMC 회의 투표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음 번 FOMC 회의는 오는 6월 13~14일에 열리며 금리 동결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다만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수준이 여전히 너무 높다”면서 “경제 데이터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추가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이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2년 안에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되돌아갈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9일 루시드 주가
한편 전날 증시 폐장 후 앞으로의 사업 불확실성을 내비친 루시드(LCID↓5.58%) 주가는 저점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 장 초반 낙폭을 일부 만회하고 거래를 마쳤습니다. 루시드는 지난 달에 “올해 1분기에 에어 세단 2314 대를 생산했지만 이 중 소비자에게 전달된 것은 1406 대”라고 밝힌 바 있는데 투자자들은 실적 발표를 계기로 수요 둔화 리스크에 주목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날 미국 채권 시장에서는 주요 국채 가격이 혼조세였고 수익률도 엇갈렸습니다. 재무부 집계를 보면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2bp(=0.02%p) 떨어진 5.29% 를 기록했지만 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bp 오른 4.01%, ‘시중 장기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bp 오른 3.53% 에 거래를 마감 했습니다.

같은 날 뉴욕 외환 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가 강보합세로 거래 됐습니다. 6대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5시 11 분 기준 0.26% 오른 101.641을 기록했습니다.

상품 시장에서는 국제 유가와 금 시세가 각각 소폭 올라섰습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6월물은 전날보다 0.75% 올라 1배럴 당 73.71 달러, 북해 브렌트유 7월물은 0.56% 올라 77.44 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금 6월물은 1트로이온스 당 0.48% 오른 2042.9 달러에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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