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청률에도 30년…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 [Oh!쎈 초점]

장우영 2023. 5. 1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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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

[OSEN=장우영 기자] 높아도 1%대에 불과한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이 반드시 있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은 1992년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를 시작으로 ‘이문세쇼’,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거쳐 지금의 ‘더 시즌즈’까지 이어지고 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진행자 유희열과 관련한 이슈로 인해 13년 만에 폐지되면서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이 잠시 걸음을 멈추긴 했지만, 지난 2월 ‘더 시즌즈’라는 새로운 형태의 심야 음악 프로그램으로 부활하면서 30년 역사를 잇고 있다.

‘더 시즌즈’는 한 해 동안 총 네 개의 시즌으로 나눠, 각양각색 매력을 지닌 네 명의 MC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 최초로 ‘연간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차별화를 뒀다.

박재범이 ‘더 시즌즈’ 첫 진행자로 나선 가운데 ‘박재범의 드라이브’는 지난달 23일 대미를 장식했다. 총 12회로 구성되면서 시청자, 관객들과 만난 ‘박재범의 드라이브’는 성적표만 보면 초라하다. 최고 시청률은 첫 방송이었던 1회에 기록한 1.5%이며, 1%를 넘긴 건 5회(1.1%), 9회(1.0%), 12회(1.0%)에 불과하다. 최저 시청률 0.7%(6회, 10회, 11회)를 세 번이나 기록했으며, 12회 동안 1%를 넘긴 건 단 네 번에 불과했다.

애초에 주말 심야 시간대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이고, 음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높은 시청률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애국가 시청률’과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없는 심야 음악 프로그램이지만, 30년 동안 유지하고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 시즌즈’를 연출하는 박석형 PD는 “지금의 분위기는 보편적인 음악을 감상한다는 게 어렵고, 의미가 없는 일이기도 하다”며 “하지만 그런 시기에도 일주일에 한 번 밤에 마음 편히 놓고 볼 수 있는, 들을 만한 가치가 있는 좋은 음악을 소개 받는 통로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PD는 “기술이나 관심의 문제로 음악에 대한 접근이 힘든 계층에게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재범에 이어 ‘더 시즌즈’ MC로 나서게 된 잔나비 최정훈도 “‘스케치북’이 폐지된 후 밴드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나 인디 뮤지션들은 신곡 홍보를 어디서 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기도 했다. 음악 시장이 혼란스럽고, 차트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음악을 하는 이들에게는 소중한 무대”라고 심야 음악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재범의 드라이브’가 낮은 시청률을 보였다고 해도 유의미한 유산은 남겼다. 이찬혁, 양희은, 이영지, 크러쉬, 10cm, 멜로망스, 다이나믹듀오, 다나카, 비오, 프롬올투휴먼, 듀티, 구만, 제이홉, 김조한, 지올팍, 대니구, 네이비라인, 소코도모 등의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서며 자신들의 음악 세계를 펼쳤다. 생소했던 이름들은 ‘타라웃’이라는 코너를 통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왔고, 각양각색의 아티스트들을 초대해 그들의 음악과 이야기에 집중했다. 비록 시청률은 낮았지만 각종 댄스 챌린지와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지는 무대 클립 등이 화제성을 입증했다.

30년 넘는 시간 동안 이어진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은 이제 ‘최정훈의 밤의 공원’이 이어 받는다. 데뷔 10년 차에 지상파 첫 단독 MC를 맡게 된 최정훈은 행사 시즌에 이를 포기하고 프로그램에 올인한다는 각오다. 무대의 소중함을 알고 있고, 깊은 음악적 조예와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최정훈이 이끄는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은 어떤 모습일지 주목된다.

KBS2 ‘더 시즌즈-최정훈의 밤의 공원’은 오는 14일 오후 10시 55분 첫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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