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슬럼프에 덩달아 타격 침체 빠진 키움-외인 선발에 불펜진 까지 붕괴된 kt, 반격 계기는 언제쯤?

정태화 2023. 5. 1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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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히어로즈와 kt위즈는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공동 3위였다. 총 114경기 가운데 80승62패2무(승률 0.563)로 승리, 패전, 무승부까지 똑 같았다. 그래도 키움이 kt와의 시즌 상대전적에서 1승이 더 많은 8승7패1무를 기록하면서 3위가 됐고 kt는 4위로 나란히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키움은 KBO 리그의 대표타자 이정후가 시즌 초반 깊은 슬럼프에 빠지면서 덩달아 팀 전체 타선까지 침체에 빠져 있다. 팀 평균타율이 0.242로 9위다.[키움히어로즈 제공]
결과적으로는 와일드카드전에서 KIA타이거즈를 누르고 준플레이오프전에 오른 kt는 키움에 덜미를 잡혔고 키움은 2위 LG트윈스를 제치고 통산 3번째 한국시리즈에 나섰지만 SSG랜더스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kt는 2015년 KBO 리그 제10구단으로 첫 1군리그에 참가해 6년차인 2020시즌부터 3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고 2년전인 2021시즌에는 성큼 통합우승까지 거머쥐었다. 키움은 2013시즌부터 최근 10시즌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는 못했지만 9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올라 강팀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혔다.

올시즌도 마찬가지였다.

kt는 10개 구단 감독들이 LG와 함께 가장 강력한 2강 후보로 꼽았고 키움도 5강은 문제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30경기 내외를 치른 9일 현재 키움은 시즌 2번째 5연패 늪에 빠지면서 8위로 주저 앉았다.

또 kt는 지난달 30일 키움과 삼성에게 연거퍼 싹쓸이패를 당하는 등 2016년 8월 13일 이후 1356일만에 9연패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간신히 연패를 벗어나는 가 했으나 다시 최근 4연패를 당하며 이강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년차이던 2019년 5월 10일 꼴찌를 한 이후 1458일만에 팀 순위표 맨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고 있다.

우승후보까지 꼽혔던 kt와 확실한 5강 후보인 키움의 이러한 부진은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겹쳐 있기는 하지만 생경스럽기 그지없다.

그냥 결론만 따지면 키움은 타선이, kt는 마운드가 부진의 결정타였다.

다시 말하면 키움은 KBO 리그 최고 타자 이정후의 초반 부진에 덩달아 전체적인 팀 타선이 침체다. kt는 뎁스가 좋아 가장 믿음직스럽다고 평가됐던 선발과 불펜이 함께 망가진 것이다.

키움은 그나마 삼성에서 마무리인 김태훈과 맞바꾼 이원석을 비롯해 김혜성, 에디슨 러셀이 3할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후는 김태진과 이용규만이 간신히 2할 5푼대에도 머무를 뿐이다.

이정후가 2할2푼대로 엄청난 슬럼프에 빠진 것을 비롯해 상하위타선에서 나름대로 한몫을 해 주어야 할 김준완 김휘집 김웅빈 전병우 등이 완전히 안타 변비에 걸려 있고 송성문은 수비 실책을 자책하다 오른손을 다쳐 10주 진단을 받고 아예 출장조차 못하고 있다.

이렇게 타선이 뒷받침을 못해주면 나름 외국인투수인 에릭 요키시와 아리엘 후라도, 그리고 안우진이 아무리 제 몫을 해 준다고 해도 승리를 챙기기는 쉽지 않다.

대표적으로 안우진은 지난 6일 고척 SSG전에서 시즌 7번째 등판을 했으나 1-2로 패하면서 2패째를 안았다. 안우진은 이날 4사구 없이 7이닝 6안타 10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6번째 QS에다 3번째 QS+ 피칭을 했지만 패전을 면할 수는 없었다. 즉 7번 가운데 6번을 퀄리티스타트로 팀에 승리 기회를 마련해 주고도 절반도 이기지 못하고 오히려 2패만 안은 것이다.

안우진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타선이 지원한 득점은 단 2점으로 지난해의 2.57점보다 더 떨어졌다. 선발투수 가운데 최하위권 득점 지원이다. 결국 경기당 평균 6⅓이닝을 소화하는 안우진으로선 마운드에 있는 동안 1실점 이내로 던져야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셈이다. 실제로 안우진은 올시즌 무실점 한 3경기에서만 2승을 했고 그나마 무실점 1경기는 승리를 챙기지도 못했다.

kt는 외인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벤자민이 최근 6경기에서 모두 3실점 이상을 하는 등 전제척으로 마운드가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kt위즈 제공]
이런 키움과는 달리 kt는 선발과 마무리가 함께 무너졌다.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했던 웨스 벤자민이 3승3패로 균형을 이룬 듯 보이지만 개막전에서만 반짝한 뒤 이후 6경기에서 최소 3실점 이상을 했다. 개막전 6이닝 1실점(무자책)을 제외하고 나면 30⅔이닝 23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이 6.75나 된다.

여기에 보 슐서도 1승3패고 최근에는 2주 공백기를 가진 뒤 복귀한 지난해 승률 1위(11승2패) 엄상백도 무너졌다. 시범경기때 부상으로 이탈한 필승조인 주권 김민수는 아직 복귀조차 못하고 있다. 그나마 4주 공백의 소형준이 복귀한 것은 다행이라 할만하다.

9일 수원 홈경기에서 강백호와 앤서니 알포드의 홈런으로 올시즌 외인 최고투수로 군림하고 있는 평균자책점 0점대(0.47)인 에릭 페디를 상대로 첫 홈런을 날리면서 3-3까지 만들고도 선발 벤자민과 함께 불펜진들이 와르르 무너지며 KBO 리그 통산 16번째 전원타점 기록까지 헌납하며 시즌 최다 실점(16실점)을 한 것이 바로 kt의 현주소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키움과 kt가 반전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하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도 kt는 50게임째까지 7~8위에 머물다 서서히 치고 올라가 공동 4위까지 올랐다. 이와 반대로 키움은 줄곧 상위권에서 놀다가 후반부에 힘이 떨어지면서 결국은 4위에 머물렀다.

특히 올해는 SSG와 LG, 롯데가 선두권에 올라 있지만 연승과 연패가 엇갈리면서 제대로 달아나지를 못하고 있다.

키움과 kt의 반격이 언제쯤 시작이 될지, 한번 기다려 보자.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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