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감독의 철칙 “겉멋 수비 사절”…삼성의 힘은 ‘최소 실책’

안승호 기자 2023. 5. 10. 09: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진만 삼성 감독. 정지윤 선임기자



프로야구 삼성은 시즌 출발시점부터 뎁스가 얇았다. 최하위 후보로도 거론된 이유였다. 개막 이후로는 리그 평균 이상으로 부상자가 나오면서는 그나마 있던 주전 선수들까지 여럿 잃었다. 시즌 초반 부진이 불가피해 보였다. 그러고 보면 참 잘 버티고 있다. 삼성은 9일 현재 승률 5할(14승14패)을 기록하고 있다.

투타 지표 모두 리그 평균 이하다. 팀타율은 0.257로 6위, 팀OPS는 0.701로 5위에 올라 있다. 팀 평균자책은 4.48로 8위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도 삼성이 꽤 괜찮은 레이스를 하고 있는 것은 견고한 수비력 덕분으로 보인다. 삼성은 10개구단 최소 실책 팀이다. 삼성은 28경기를 치르고도 시즌 실책 9개만을 기록하고 있다. 팀별 리그 평균 수치(21개)와도 차이가 크다. 최다 실책을 기록 중인 LG(32개)와는 간격이 더 크다.

삼성이 대전 한화전을 벌인 지난 9일,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올시즌 삼성 수비의 비결에 대한 ‘기본기’라는 화두를 던졌다. 유격수 이재현(20), 2루수 김지찬(22) 등으로 구성된 삼성 내야진은 리그에서 가장 젊다. 그런데도 실수가 적은 것은 성장기에 있는 선수들이 박진만 감독의 메시지를 잘 이해하고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박 감독은 “수비는 기본기부터 충실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시즌 준비 과정에서부터 그런 점을 강조했는데 선수들이 감독 의중을 파악하고 있는 같다”며 “야수는 벤치와 투수가 안정감을 갖게 하는 수비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마운드에 있는 투수가 느낄 때 ‘이 정도 타구는 아웃이 되겠다’고 생각할 때 아웃이 되는 수비를 해야한다. 그래야 투수들도 심리적 안정감 속에 공을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묘기 같은 두번의 호수비보다는 한번의 실책을 줄이게는 팀 전체로는 훨씬 이롭다는 얘기다.

박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수비훈련의 강도를 끌어올리며 수비 기본기가 각각의 선수들의 몸에 내재되도록 애를 썼다. 삼성 야수들이 실책이 적은 이유도 바로 이곳에 있다. 박 감독은 “요즘에는 어린 선수들이 유튜브나 메이저리그를 보면서 수비에서 겉멋부터 들 수 있는데 그에 앞서 기본기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멋진 플레이라는 것도 기본기를 지키며 수비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어야 한다. 멋진 플레이를 의식적으로 만들려 하다가는 나쁜 습관만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KBO리그 유격수 계보를 잇는 박 감독의 선수 시절 수비가 꼭 그랬다. 어려운 타구도 쉬운듯 처리했던 것이 박 감독의 수비 이미지였다. 박 감독은 “예전에 두산이 그랬지만, 단기전뿐 아니라 장기레이스에서도 수비력과 투수력이 안정된 팀이 결국 상위권으로 간다. 우리팀의 방향성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훈련 시간이 모자랄 수밖에 없는 시즌 중 수비에서 조정할 것이 생길 때면 경기 전 손주인 수비코치 주도의 특별 수비훈련으로 모자란 부분을 채우고 있다. 실수가 나온 당일에는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격려해주고 이튿날 문제를 확인하고 추가 훈련을 하는 방식이다. 박 감독은 “개막 후 몇 차례 그런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대전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