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판다"..화학소재업계, 슈퍼섬유 증설 경쟁 가속화
탄소섬유·아라미드, 전기차 시장 확대로 수요 늘어
효성첨단소재, 2028년까지 탄소섬유 2.4만t까지 확대
태광산업도 2025년까지 아라미드 5000t까지 늘려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탄소섬유, 아라미드 등 슈퍼섬유가 국내 화학 소재 기업들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가운데 관련업계의 설비 증설 경쟁이 치열하다. 전기차 및 친환경 에너지 시장 확대로 슈퍼섬유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는 220여억원을 투자해 구미공장에 아라미드 펄프 생산라인을 증설한다고 10일 밝혔다. 증설이 완료되면 아라미드 펄프 생산량은 1500t에서 3000t으로 늘어난다.
아라미드 펄프는 원료인 아라미드 원사 절단 후 물리적 마찰을 가해 부스러기 형태로 만든 제품이다. 같은 무게의 강철 대비 5배 이상 강도를 가진 소재인 아라미드는 내열성, 내마모성의 특성을 바탕으로 브레이크 패드(Break Pad), 클러치(Cultch), 가스켓(Gasket) 등 차량 제품의 보강재 역할을 한다.
코오롱인더는 이번 증설을 통해 2025년 시행을 앞둔 EURO7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인한 분진 저감 이슈와 함께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자동차의 정숙성 강화 요구에 대해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코오롱인더는 올해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현재 연 7500t에서 1만5000t으로 증설을 진행 중이다. 이미 추가 증설량의 63%가량에 대해 선계약이 이뤄진 상황으로, 연말까지 프리마케팅(Pre-marketing) 활동을 통해 내년 가동과 동시에 설비를 전부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효성첨단소재(298050)의 경우 올해 1분기 슈퍼섬유(탄소섬유·아라미드) 사업 부문에서 전분기 대비 10% 늘어난 729억원의 매출 실적을 거뒀다. 탄소섬유는 탄소가 90% 이상 함유된 섬유로 무게는 철의 4분의 1수준이지만 철보다 강도는 10배 이상 높다. 전도성, 내열성이 뛰어나 태양광 단열재, 풍력발전 블레이드, CNG·수소 연료탱크 등에 사용된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무게를 줄여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동차 부품으로 탄소섬유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달부터 연간 2500톤(t) 규모의 탄소섬유 증설 설비가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현재 연간 생산 능력은 9000t까지 확대됐다. 효성첨단소재는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2만4000t까지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효성첨단소재는 2017년부터 국방부·산업통상자원부와 협력을 통해 세계에서 3번째로 T-1000급 초고강도 탄소섬유 개발을 5년만에 성공하면서 우주·항공·방산시장 진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태광산업(003240) 또한 지난해 1450억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연산 3500t 규모를 증설해 아라미드 생산능력을 5000t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5년 연산 1000t 규모의 설비를 구축해 상업 생산을 시작한 뒤 2021년 500t에 이어 두번째 증설 투자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라미드나 탄소섬유 등 슈퍼섬유에 대한 매출 비중은 아직 크지 않은 수준이지만 앞으로 우주항공 분야나 전기차, 친환경 에너지 시장 확대와 고부가가치 소재라는 점에서 향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있다”면서 “연구 개발 및 설비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나 (hjin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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