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플레이션’에… 대형마트·편의점 ‘한끼 식당’으로 뜬다

김만용 기자 2023. 5. 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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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하순 점심 시간대인 오전 11시 40분 서울 중구의 한 편의점 내부는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이 편의점은 20평도 안 될 것 같은 점포 내부 절반을 앉아서 식사할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로 채웠는데, 거의 매일 점심 시간대엔 17석의 좌석이 직장인들과 학생들로 만석인 곳이다.

특히 점포 주변에 다수의 기업이 위치해 점심 시간대 직장인의 방문이 용이한 서울 서울역점, 서초점, 양평점의 경우 점심 시간대 즉석 식사류 매출이 모두 20% 이상씩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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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주부·학생들 식사 장소로 각광
도시락·김밥·라면 등 저렴
앉아서 먹을 수 있는곳 늘려
품질도 좋아 점심때 북새통
일부 즉석조리 식품 등 특수
“간편 식사 트렌드 지속될 듯”
지난달 하순 서울 중구 봉래동의 롯데마트 서울역점 델리코너에서 고객들이 점심 먹거리를 사기 위해 상품을 고르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지난달 하순 점심 시간대인 오전 11시 40분 서울 중구의 한 편의점 내부는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이 편의점은 20평도 안 될 것 같은 점포 내부 절반을 앉아서 식사할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로 채웠는데, 거의 매일 점심 시간대엔 17석의 좌석이 직장인들과 학생들로 만석인 곳이다. 이 편의점을 찾은 한 직장인은 “식당 음식 가격이 많이 올라 종종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대 인근 대형마트에도 직장인과 학생, 주부 등이 뒤섞여 즉석식품과 도시락 등을 구매하기 위해 장사진을 이뤘다. 매장 주변에 기업 사무실이 많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라고 이 대형마트 관계자는 전했다.

최근 ‘런치플레이션(점심 외식 물가 급등)’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외식비가 껑충 뛴 가운데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외식비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실제 대형마트에서 먹거리를 구매해 사무실로 되돌아가는 이들이 크게 늘어났다. 편의점의 경우 도시락, 김밥, 라면 등으로 저렴하게 매장 내에서 해결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편의점 식당시대’가 시작됐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서울 서초구 잠원로 CU 서초그린점 내에 설치된 좌식 시식대에서 고객들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 BGF리테일 제공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경기 안산의 한 CU 점포도 최근 리모델링을 통해 좌식 시식대 등 휴게 공간을 30% 늘렸다. 6개월 전만 해도 인근 대형 슈퍼마켓 오픈으로 매출 하락을 고민했으나 시식대를 늘린 이후 매출이 50% 껑충 뛰었다.

현재 편의점의 식당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추세다. 물가 부담에 더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도시락 등 식사류 품질이 좋아진 점도 편의점의 변모를 이끄는 모습이다. CU에 따르면 전체 1만7000여 점 중 약 60%인 1만여 점에 좌식 시식대를 설치했다. CU 관계자는 “좌식 테이블 설치 전후 점포의 매출이 평균 15∼20% 증가했다”고 말했다.

GS25도 좌식 시식대를 설치한 곳이 80% 이상이다. 올해 1분기 GS25의 도시락 매출도 1년 전보다 40.9% 증가했다. 4월 들어선 GS25의 ‘김혜자 도시락’ 매출 증가율이 70%를 넘어섰다. 오피스 인근 매장의 도시락 매출은 92.5% 급증했다. 관광지 매장과 학원가 매장의 매출도 각각 87%, 79.9% 늘어났다.

대형마트도 엇비슷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내에서 식사할 수 있는 ‘T 카페’ 매출은 지난해 6.6%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14%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점심시간에 해당하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즉석조리 식품과 도시락 상품을 판매하는 델리코너의 올해 매출(1∼4월)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이상 증가했다. 특히 점포 주변에 다수의 기업이 위치해 점심 시간대 직장인의 방문이 용이한 서울 서울역점, 서초점, 양평점의 경우 점심 시간대 즉석 식사류 매출이 모두 20% 이상씩 증가했다.

서란영 롯데마트 델리개발팀 상품기획자(MD)는 “점심 시간대에 델리코너를 찾는 소비자들을 위해 도시락 상품 물량을 타 시간대 대비 3배 이상으로 늘려 진열하고 있다”며 “런치플레이션에 따른 도시락 소비 트렌드가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저렴한 가격에 한 끼를 든든히 해결할 수 있는 가성비 도시락 상품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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