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성애 떠올라" 파리 미술관 '페인트 테러'…무슨 작품이길래

지난 7일(현지시간) 파리 '팔레 드 도쿄' 미술관에서 지난 2월부터 전시 중이던 스위스 출신 화가 미리암 칸의 'Fuck Abstraction!'(망할 관념)이란 제목의 작품이 한 남성 관람객으로부터 페인트 공격을 당했다./사진=

프랑스 파리의 현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작품이 '페인트 테러'를 당했다. 해당 작품을 본 한 관람객이 "소아성애를 떠올리게 한다"며 보라색 페인트를 끼얹은 것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프랑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파리 '팔레 드 도쿄' 미술관에서 지난 2월부터 전시 중이던 스위스 출신 화가 미리암 칸의 'Fuck Abstraction!'(망할 관념)이란 제목의 작품이 페인트를 맞고 훼손됐다.

이 작품은 등 뒤로 손이 묶인 작은 사람이 덩치가 큰 남성에게 강제로 구강성교를 당하는 듯한 장면을 담고 있다.

이에 아동 인권 단체들은 "그림 속 작은 사람은 어린이를 묘사하는 것"이라며 전시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프랑스 법원은 "작품 맥락과 정보를 살펴보면 아동의 이익을 심각하고 명백하게 해치지 않는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제의 작품을 그린 칸은 전쟁의 무기이자 반인륜적인 범죄인 강간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반박했다. 그림 속 가해자와 피해자의 체구 차이는 "억압자의 신체적 힘과 전쟁으로 무릎을 꿇고 쇠약해진 피억압자의 나약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술관 측도 화가의 주장을 지지했다. 다만 해당 작품이 걸려 있는 공간에는 미성년자가 성인을 동반해야만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남성 관람객은 지난 7일 이 작품에 불만을 품고 보라색 페인트를 뿌렸다. 그는 보안 요원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연행됐다. 미술관은 관람객이 작품에 손해를 끼쳤고, 표현의 자유도 침해했다며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예술 작품을 겨냥하는 것은 우리 가치에 대한 공격"이라며 "프랑스에서 예술은 언제나 자유롭고, 예술 창작에 대한 존중이 보장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게시글에 반발하는 내용의 글을 남기고 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