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영수회담, 부채한도 증액 진전 없이 끝나...12일 다시 만난다

송경재 2023. 5. 1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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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에서 9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연방정부 재정한도 증액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났다.

협상 시한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일부 의원들이 일단 3개월 시한으로 정부 적자한도를 임시로 늘리고, 그 동안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매카시는 이 제안을 단 칼에 잘라버렸다.

매카시 하원의장과 매코널 상원 대표를 비롯해 공화당 의원들은 재정한도 증액은 오직 연방정부 지출을 줄일 때에만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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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정부 재정한도 증액 문제를 둘러싼 갈등 속에 조 바이든(오른쪽) 대통령의 초청으로 9일(현지시간) 백악관을 찾은 케빈 매카시(공화·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이 대통령 집무실에서 열린 양당 영수회담에서 마뜩잖은 표정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외면하고 있다. 양측은 이날 서로만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1시간 여만에 회담을 끝냈다. 로이터뉴스1

미국 백악관에서 9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연방정부 재정한도 증액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영수회담은 회의를 시작한 지 한 시간 여 만에 싱겁게 끝났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으로 케빈 매카시(공화·캘리포니아)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공화·켄터키) 상원 공화당 대표, 민주당의 상하 양원 대표 등이 만났지만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한 민주당 측과 매카시 의장 등 공화당 측은 서로의 입장만 확인했다.

영수회담은 12일 다시 열기로 했다.

입장만 확인

매카시 의장은 이날 영수회담에서 ‘어떤 새로운 움직임’도 없었다면서 “모두가 각자의 입장만 되풀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단 협상이 시작됐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매카시는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 공화당 안을 그저 받아들이라고 압박해왔고, 바이든과 민주당은 이런 공화당에 맞서 한도 증액과 공화당이 주장하는 지출 감축은 별개 문제라며 한도증액 법안만 표결하자고 대응해왔다.

바이든은 이날 영수회담 자리를 마련하면서도 공화당 주장에 대한 협상을 위한 자리는 아니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임시 채무한도 증액 거부

특히 매카시는 이날 회의에 앞서 일부 의원들이 제시한 방안도 거부했다. 협상 시한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일부 의원들이 일단 3개월 시한으로 정부 적자한도를 임시로 늘리고, 그 동안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매카시는 이 제안을 단 칼에 잘라버렸다.

매카시 측이 이를 거부하자 백악관도 이는 고려 사항이 아니라며 응수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는 인간이 만든 위기”라면서 “하원 의장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만 이날 양측이 함께 만나 대화 물꼬를 틀었기 때문에 앞으로 협상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재정한도 증액 시한으로 못박은 다음달 1일 이전에 합의가 안 나오면 옐런 장관 말처럼 미 경제, 나아가 세계 경제에 ‘재앙’이 닥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서로를 압박할 전망이다.

협상 여력 없는 공화 지도부가 변수

매카시 하원의장과 매코널 상원 대표를 비롯해 공화당 의원들은 재정한도 증액은 오직 연방정부 지출을 줄일 때에만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척 슈머(민주·뉴욕) 상원 민주당 대표와 하킴 제프리스(민주·뉴욕) 민주당 하원 대표는 의회가 통과시킨 연방정부 재정지출 계획을 이행할 수 있도록 우선 적자 한도부터 늘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세금, 재정지출에 관한 협상은 이와 별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전과 달리 공화당 지도부는 협상 여력이 별로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롯한 강경파가 당을 장악하고 있어 어떤 양보안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X-데이트, 우려보다는 여유 있어

한편 민간에서는 옐런이 경고한 다음달 1일보다는 여유가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미 재정지출 수단이 고갈돼 정부 지출이 중단되고, 채무 의무 이행이 중단되는 디폴트(채무불이행) 날인 이른바 X-데이트에 대해 점점 우려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와 씨티그룹은 이전 전망과 마찬가지로 7월 말까지는 이 X-데이트가 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싱크탱크 양당정책센터(BPC)는 다음달 15일을 고비로 보고 있다. 세수가 그때까지 지출을 감당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판명나면 적어도 다음달 30일까지는 디폴트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기업 모임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은 성명에서 양당이 위기 해결 방안을 찾는 것만큼 “시급한 일이 없다”면서 “디폴트, 또는 디폴트를 위협하는데 따른 대가가 너무 크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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