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시리아, 11년 만에 대사관 다시 연다

아랍연맹(AL)에 복귀한 시리아와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가 현지 시각 9일 외교 관계를 복원하기로 합의했습니다.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와 시리아 정부는 이날 각각 상대국에 주재하는 대사관을 다시 연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우디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대사관을 재개하는 것은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밝혔고, 시리아 외무부도 사우디에서 외교활동을 재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18일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교장관이 시리아를 방문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과 회담하고 외교 관계 복원과 항공편 운항 재개를 논의했습니다.

양국이 대사관을 다시 여는 것은 사우디가 2012년 3월 내전 중이던 시리아와 외교 관계를 단절한 지 11년 만입니다.

사우디는 시리아에서 대사관을 철수한 뒤 미국 진영에 서서 시리아 정부에 대항하는 반군을 지원했습니다.

시리아 정부의 최대 후원국은 사우디와 경쟁 관계인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입니다.

사우디와 시리아의 이번 결정은 시리아의 아랍연맹 복귀가 발표되고 나서 이틀 만에 나왔습니다.

아랍연맹 회원국 외교 수장들은 지난 7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회의를 열고 표결로 시리아의 회원국 복귀를 결정했습니다. 22개 회원국 중 13개 국가가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시리아 정부는 2011년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서 아랍연맹에서 퇴출당했습니다.

그러나 알아사드 대통령이 러시아, 이란 등 우방국의 지원으로 국토 대부분을 장악하자 최근 수년간 아랍 국가들은 시리아와 관계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박일중 기자 (baikal@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