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용병 바그너그룹, 푸틴 겨냥? “그가 멍청이라면 어떻게 이기나”

신기섭 2023. 5. 1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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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용병 집단 바그너(와그너)그룹의 설립자가 9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서 병력을 철수하면 배신자로 간주될 것이라고 경고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정말 철수를 강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5일엔 무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바그너그룹 용병들을 10일부터 바흐무트에서 철수시키겠다고 경고했었다.

프리고진은 이날엔 바그너그룹이 당분간 바흐무트에 머물며 탄약 제공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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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약속받고 남았으나 기만당했다” 러시아 군부에 강한 불만
러시아 용병집단 바그너(와그너)그룹을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점령 작전에 투입하고 있는 이 조직 설립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또 다시 러시아 군부를 비판하며 병력 철수 가능성을 내비쳤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용병 집단 바그너(와그너)그룹의 설립자가 9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서 병력을 철수하면 배신자로 간주될 것이라고 경고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정말 철수를 강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설립자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막말이 가득한 음성 메시지를 공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전투 명령이 어제 내려왔다”며 “(바흐무트 내) 우리의 진지를 떠나면 조국을 배신하는 걸로 간주할 거라는 내용”이라고 폭로했다. 이어 “(그러나) 탄약이 없으면, 우리는 조국을 진짜 배신한 자가 누구냐고 추궁하며 진지를 떠날 것이다. (조국을 배신한) 이는 이 전투 명령에 서명한 자”라고 주장했다.

프리고진과 러시아 국방부 사이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노출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부터다. 특히 최근엔 무기 공급이 부족하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려 왔다. 특히 지난 5일엔 무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바그너그룹 용병들을 10일부터 바흐무트에서 철수시키겠다고 경고했었다. 국방부가 무기 공급을 약속하자 7일 철수 방침을 철회했지만, 러시아의 최대 국경일인 2차 세계대전 전승절에 맞춰 또 다시 러시아 군부 비판에 나섰다.

프리고진은 이날엔 바그너그룹이 당분간 바흐무트에 머물며 탄약 제공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8일 밤에는 탄약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였으나, 9일 다시 탄약 공급이 급격히 줄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가 요구한 물량의 10%밖에 공급하지 않았다. 우리는 기만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만족해 하는 할아버지’를 거론하며 우크라이나 침략 작전 전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쏟아냈다. 그는 “만족해 하는 할아버지는 자신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만약 그가 멍청이로 드러난다면, 이 나라와 우리의 아이들, 손자들은 어떻게 되고 이 전쟁은 어떻게 이길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할아버지’가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참모총장을 직접 겨냥해왔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비판하지 않아 왔다. 프리고진은 푸틴의 핵심 측근이다.

프리고진이 최근 돌출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은 10개월 가량 이어지고 있는 바흐무트 점령 작전이 실패한 데 따른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북중부에 위치한 탄광 도시로, 동쪽의 루한스크주와 북서부의 하르키우주를 연결하는 핵심 요충으로 평가된다. 러시아는 6개월 이상 이 도시를 포위한 채 점령 작전을 벌이고 있으나, 우크라이나군의 격렬한 저항에 부닥치고 있다. 프리고진은 바흐무트의 95%를 점령한 상태이며 나머지 5%는 전략적으로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이 도시 서부 지역에서 최근까지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다며 도시 사수를 다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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