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시한폭탄 놓고 백악관 담판 회동 '입장차만 재확인'

권준기 2023. 5. 1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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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상하원 지도부 백악관서 긴급 회동
채무불이행 '디폴트' 임박…부채한도 상향 논의
바이든 "공화당, 조건 없이 부채한도 늘려야"
재무부, 6월 1일 디폴트 예상시점 'X-데이트'

[앵커]

지금 미국에선 정부가 빚을 못 갚는 채무불이행 사태가 임박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긴급 회동을 가졌습니다.

부채한도를 높이는 대신 예산을 깎아야 한다는 공화당 요구에 바이든 대통령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양측은 결국 접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워싱턴 권준기 특파원입니다.

[기자]

바이든 대통령과 상하원 여야 지도부가 백악관에서 만났습니다.

채무불이행 사태, 이른바 디폴트 시한폭탄이 터지기까지 20일 남짓 남겨놓고 부채한도를 높이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입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 취재하러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질문은 받지 않고 바로 회동을 시작하겠습니다. 당면한 모든 문제를 풀어 보겠습니다.]

한 시간 만에 끝난 회동은 결국 빈손이었습니다.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의 무책임한 재정 지출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빚 갚을 능력이 안 되면 씀씀이라도 줄여야 한다며 내년도 예산 삭감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 겁니다.

[케빈 매카시 / 미 하원 의장 : 회동에 참석한 모두가 기존 입장만 재확인했습니다. 새로운 움직임은 보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은 우리가 다시 만나야 한다고 말했지만 저는 이제 남은 시간은 2주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 경제를 볼모로 공화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며 조건 없이 부채한도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지난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세 차례나 부채한도를 늘려놓고 공화당이 야당이 되고 나선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는 겁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 공화당은 가혹하고 엄청나게 어려운 예산 삭감을 얻어내려고 부채한도를 인질로 삼으려 하고 있습니다.]

재무부는 정부 재량으로 국채를 발행하는 특별조치도 한계에 달했다며 6월 1일을 이른바 X-데이트, 디폴트 예상 시점으로 찍었습니다.

하지만 백악관 긴급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난 데다 다음 주 바이든 대통령이 G7 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는 등 협상할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행정부 때 디폴트 직전까지 갔다 세계 경제에 충격을 안긴 '2011년의 데자뷰'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예산을 둘러싼 셈법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민심을 얻기 위해 돈을 풀어야 하는 바이든 대통령과 반대로 지출을 줄여야 하는 공화당의 간격이 그만큼 크기 때문입니다.

워싱턴에서 YTN 권준기 입니다.

촬영:강연오

YTN 권준기 (jk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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