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마라톤 탄생 현장에서 마라톤 역사를 다시 생각한다

김원식 2023. 5. 10.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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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아테네는 근대 올림픽의 성지다.

'올림픽의 꽃' 마라톤의 유래를 생각하면 아테네가 떠오른다.

1932년 LA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아르헨티나의 자바라 선수가 이룩한 2시간 31분 36초의 기록을, 2시간 20분대로 끌어올린 선수가 우리나라의 손기정 선수였다.

더욱이 수백 명의 선수가 함께 출발하는 지구촌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 마라톤에서 기록을 경신하며 그 가운데에서 우승을 거둔다는 것은 뼈를 깎는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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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아테네는 근대 올림픽의 성지다. ‘올림픽의 꽃’ 마라톤의 유래를 생각하면 아테네가 떠오른다.

“아테네인이여! 기뻐하라. 우리들은 이겼노라!” 이 숨 가쁜 한 마디를 토하고는 시민들의 발 앞에 쓰러져 죽었다는 전령 페이디피데스의 전설이 묻혀있는 곳이다. 그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마라톤 경기는 전 세계인의 각별한 관심 속에서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
전 세계인의 마라톤 사랑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어져 나갈 것이다. 마라톤은 인간능력의 한계점에 도전하는, 가장 고독하고 고통스러운 투쟁에서만 얻어지는 환희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여행길에 애써 그곳을 찾은 것은 오랜동안 스며있는 선배들의 숨소리를 듣고 땀냄새를 맡고 싶어서였다.
1896년 근대올림픽의 첫 번째 대회가 열린 그리스 아테네의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 앞에 선 필자. [김원식 전 마라토너 제공]

1932년 LA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아르헨티나의 자바라 선수가 이룩한 2시간 31분 36초의 기록을, 2시간 20분대로 끌어올린 선수가 우리나라의 손기정 선수였다. 1980년 동독의 키에르핀스키가 2시간 10분대로 기록을 다시 단축하기까지에는 무려 44년의 긴 시간이 흐른 다음이었다.

그 이후 세계 마라톤은 케냐 등 아프리카 선수들이 주도하는 스피드 경쟁으로 엄청난 기록 단축을 실현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25일에 열린 베를린 마라톤에서 엘리우드 킵초게(39·케냐)는 2시간 01분 09초의 신기록을 수립했다. 또 지난달 23일 열린 2023 런던마라톤에 참가한 켈빈 키프텀(23·케냐)이 2시간 01분 25초로 우승하며 역대 세계 2위의 기록을 냈다. 인류의 꿈이라고 하는 ‘서브 2’ (2시간 이내에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아크로폴리스에서 필자 뒤로 보이는 근대 올림픽의 상징인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과 아테네 시내 모습. [김원식 전 마라토너 제공]

그만큼 마라톤은 인류가 달을 정복한 것만큼이나 힘든 경기다. 더욱이 수백 명의 선수가 함께 출발하는 지구촌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 마라톤에서 기록을 경신하며 그 가운데에서 우승을 거둔다는 것은 뼈를 깎는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모든 나라는 올림픽 마라톤의 우승자를 그 나라 국민의 영웅으로 추대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시상대에서 고개를 숙인 채 “나는 한국인이다”를 외치듯 월계수 나뭇가지로 일장기를 가린 손기정 선생은 우리가 나라를 잃었던 그 암흑기에 불굴의 정신과 용기를 우리에게 불어넣었던 ‘마라톤 영웅’ 임에 틀림이 없다. 새삼 그분의 열렬한 애국정신이 가슴에 와닿는 여행길이었다. [김원식 마라톤 해설가·전남 함평중 교사]

김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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