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만 잘 나갔네" CJ제일제당, 반전 포인트는?

한전진 2023. 5. 1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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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전망대]식품 내수소비 부진·원가부담 '악재'
"라이신 가격 하락"…효자였던 바이오도 주춤

CJ제일제당이 지난 1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만두, 치킨 등 주력 식품의 해외 판매는 호조세를 이어갔지만 바이오 사업과 사료·축산 사업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수 침체, 원가 상승 악재도 따랐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급감했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와 고부가가치 품목 확대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만두만 잘 팔았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연결기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한 252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80% 감소한 493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매출은 1.3% 증가한 7조712억원을 거뒀다. CJ대한통운을 제외하면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50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8% 감소했고, 매출은 4조4081억원으로 2.1% 증가했다.

CJ제일제당 1분기 실적 변화 / 그래픽=비즈워치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식품사업부문이 2조7596억원의 매출과 134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21% 감소했다. 내수 소비 부진과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원가 부담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졌던 탓이다. 물류·에너지 비용 증가도 따랐다. 전년도에 상대적으로 높은 실적을 기록한 것에 대한 기저도 영향을 미쳤다. 

해외 식품사업은 순항을 이어갔다.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영업이익은 50% 이상 증가했다. 만두, 김치, 치킨 등 비비고 브랜드의 글로벌전략제품(GSP) 판매량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체 식품사업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도 49%까지 확대됐다. 국내 이익이 감소했지만 해외지역 수익성 호조로 감소폭을 만회했다는 설명이다. 

바이오도 아쉬운 성적  

질주하던 바이오 사업도 다소 정체됐다. 바이오사업부문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 89% 감소한 8174억원, 128억을 기록했다. 글로벌 축산 시장 불황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으면서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라이신(사료용 필수 아미노산) 등 대형 제품 판매량이 줄고 판가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 CJ제일제당은 이 분야에서 사료용 아미노산 제품을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 그래픽=비즈워치

FNT(Food&Nutrition Tech) 사업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16%, 9% 감소한 1745억원과 503억원으로 집계됐다. FNT는 조미소재·미래식품 소재 등을 주력으로 생산 하는 분야다. CJ제일제당은 "식품·조미료 업계의 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가 반영됐다"면서도 "고수익 스페셜티(발린, 알지닌, 이소류신, 히스티딘) 제품 비중을 늘리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한층 고도화했다"고 설명했다.

사료·축산 자회사 CJ 피드앤드케어도 아픈 손가락이었다. CJ피드앤케어는 지난 1분기 467억원의 영업적자를 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6566억원을 기록했다. 높은 곡물가로 인한 원가 부담과 주요 사업국인 베트남의 양돈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배경이다.

2분기 반전 가능할까 

CJ제일제당은 글로벌 확장 등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식품에서는 글로벌전략제품 중심으로 K-푸드 영토 확장을 가속화한다. 국내에서는 차별화된 신제품 출시와 원가혁신을 지속 추진한다. 바이오∙FNT사업부문은 스페셜티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신규 솔루션 라인업을 늘려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부가가치 품목 중심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의 지난 1분기 바이오·FNT 양 부문의 스페셜티 품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을 넘었다.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고부가가치 품목은 성장을 이어갔다는 얘기다. K푸드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미국의 경우 B2C 채널 만두 매출이 46% 늘면서 시장점유율 48%로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2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특히 중국 리오프닝에 따라 돈육 수요가 증가하면 라이신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부문에서 스페셜티 제품 비중이 17%까지 상승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2분기 이후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미국 식품 및 스페셜티 아미노산 부문의 호조와 곡물 투입단가 상승부담 완화 등에 힘입어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 대비 증가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판관비 절감과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면서 수익성이 상반기 대비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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