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자국 우선주의 세계 경제 질서와 우리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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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우리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화제가 됐지만, 이와 더불어 같은 달 국제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은 것 중 하나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중국 방문이었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는 중국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입장이다.
미국의 반도체법이나 인플레이션 감축법, EU의 반도체법 및 탄소국경제도, 중국의 자체 공급망 강화 정책 등은 우리 기업에 주어진 환경으로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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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우리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화제가 됐지만, 이와 더불어 같은 달 국제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은 것 중 하나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중국 방문이었다. 시진핑 주석의 3기 집권이 결정되자마자 지난해 11월 독일 숄츠 총리도 중국을 방문했고, 스페인 총리도 지난 3월 중국을 방문했으며, 이탈리아 총리의 중국 방문도 논의되고 있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는 중국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입장이다. 프랑스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는 60명이나 되는 기업인들이 동반했다. 방문 기간 중 중국은 프랑스 에어버스로부터 160대의 항공기와 50대의 헬기를 구매하기로 발표했고, 프랑스 선사인 CMA-CGM은 16척 선박 건조 계약을 중국선박그룹과 체결했다. 이외에도 프랑스와 중국은 핵발전소, 담수화 플랜트, 화장품, 금융상품, 돼지고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주요국은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자유시장경제를 기반으로 자유무역을 강조해온 유럽이나 미국국가들은 산업정책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행보는 과거의 미국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미국의 반도체 과학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연구개발과 생산설비 투자 등에 대해 대규모 지원을 할 뿐만 아니라 WTO 규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자국산 자동차 구매에만 보조금(세액공제)을 지급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EU도 지난 4월 역내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430억 유로를 지원하는 EU 반도체법을 제정하기로 합의했다. EU가 추진하고 있는 탄소국경제도(CBAM)도 주요 수입품에 대해 탄소국경세를 부과해 EU 지역 생산 제품을 보호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중국의 자국 산업 보호와 육성은 더 노골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이차전지 부문인데, 2015년 5월 중국 정부가 '자동차용 구동전지업계 규범조건'을 발표했는데, 심사를 통해 인가를 획득한 업체의 전지를 탑재한 전기자동차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규정이었다. 이 규정에 따른 심사에서 우리 업체를 비롯한 외국 기업의 이차전지는 보조금 지급에서 철저히 배제됐고, 중국 기업들만 보조금 혜택을 받게 돼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중국 이차전지 기업이 빠르게 성장했다.
우리 기업과 경제는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다. 주요국에서 보호주의 정책이 강화되고, 우리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고 해서 우리도 보호무역을 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WTO의 정상화 등을 통해 세계 경제가 자유무역 체제로 복원하도록 노력할 뿐만 아니라 현재의 변화된 국제 여건에서 우리에게 최선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반도체법이나 인플레이션 감축법, EU의 반도체법 및 탄소국경제도, 중국의 자체 공급망 강화 정책 등은 우리 기업에 주어진 환경으로 인식해야 한다. 무역수지 적자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우리 수출은 절대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잠재력이 큰 중국 시장 개척을 위해 세계 주요국 및 기업들이 여전히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도 중국 시장을 등한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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