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스크린서 튀어나온 '걷는 사람들'…줄리안 오피 개인전

김일창 기자 2023. 5. 1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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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일 거 같은 '그림'이 움직이더니 '살아' 움직인다.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줄리안 오피(Julian Opie)의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이 오는 7월2일까지 국제갤러리 부산점과 F1963 석천홀에서 열린다.

오피는 오랫동안 창작의 모티브를 '걷는 사람들'에서 얻었다.

춤 영상의 찰나를 화폭과 모자이크로 표현한 오피는 이를 영상(LED)을 거쳐 가상현실(VR)까지 확대해 관람객에게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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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부산점서 7월2일까지…인접 대형 전시장 '석천홀'까지 이어져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오는 7월2일까지 영국 작가 줄리안 오피의 개인전이 열린다. 2023.5.3/뉴스1 ⓒ 뉴스1 김일창 기자

(부산=뉴스1) 김일창 기자 = 움직일 거 같은 '그림'이 움직이더니 '살아' 움직인다.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줄리안 오피(Julian Opie)의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이 오는 7월2일까지 국제갤러리 부산점과 F1963 석천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국제갤러리에서 네 번째로 열리는 것이자, 지난 2018년 부산에서의 첫 개인전 이후 5년 만의 부산 전시이다.

오피는 오랫동안 창작의 모티브를 '걷는 사람들'에서 얻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틱톡'(TikTok)과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서 셔플 댄스(Shuffle dance)를 접하고, 간단하고 반복적인 동작임에도 폭발적인 힘을 지닌 이 춤에 사로잡힌다.

오피는 실제 댄서로 활동하는 딸과 함께 춤을 고안하고 이를 이미지로 표현하는 동시에 소리 요소를 포함하면서 한층 더 증폭된 율동감과 생동감을 선사한다.

춤 영상의 찰나를 화폭과 모자이크로 표현한 오피는 이를 영상(LED)을 거쳐 가상현실(VR)까지 확대해 관람객에게 선사한다.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오는 7월2일까지 영국 작가 줄리안 오피의 개인전이 열린다. 2023.5.3/뉴스1 ⓒ 뉴스1 김일창 기자

모자이크와 LED 화면은 각기 다른 시대를 관통하는 매체이지만 하나의 이미지를 완성하기 위해 각각 돌조각과 픽셀이라는 기본단위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오피는 이처럼 시대를 반영하고 또 초월하는 시각 언어와 표현기법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갤러리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부산점과 맞닿아 있는 거대한 전시 공간인 '석천홀'을 활용했다.

공간 입구에는 지난해 여름 부산의 해운대와 센텀시티의 행인들을 포착한 이미지를 활용해 제작한 회화시리즈 'Walking in Busan. 5'가 설치되어 있다.

오피는 종종 자신의 전시가 열리는 도시에서 포착한 이미지들로 작품을 제작해 선보이는데, 이런 방식은 해당 도시의 관객과 작품의 친밀한 교감을 가능케 한다.

이 작품 옆에는 푸른 배경에 네 개의 러닝머신이 놓여 있어, 관람객은 이 위를 걸으면서 마치 오피의 그림 속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오는 7월2일까지 영국 작가 줄리안 오피의 개인전이 열린다. 2023.5.3/뉴스1 ⓒ 뉴스1 김일창 기자

이어지는 전시 공간에서는 가상현실 부스와 조각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다. VR 고글을 착용하고 부스 내부를 거닐면 캔버스에서 튀어나온, 마치 살아있는 조각과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조각 작품 중 가장 높은 크기의 조각은 부산 사람들을 본떠 만든 것이다. 아울러 영국 런던의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을 포착해 스테인리스로 만든 단순한 조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맨 뒤편에 있는 나무 조각들은 오피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아 사진을 찍어 조각한 것들이다. 오피는 사람들에게 손이 보이지 않을 것을 요구했는데, 조각 작품의 단순성을 위해 이런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오피는 예리한 관찰력은 물론 기술과 재료, 역사(미술사)에 대한 관심을 발휘해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현실의 대상들을 고유한 조형언어로 재해석해 왔다.

이를 통해 자신의 확고한 작업세계를 구축한 오피는 때로는 실재하고 때로는 실재하지 않는 그의 작품 속 대상들을 통해 관람객으로 하여금 다시금 우리가 사는 세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도록 한다.

한편, 오피는 1958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1982년 골드스미스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까지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그의 작품은 영국 테이트 모던과 영국박물관, 빅토리아 알버트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보스턴 ICA미술관, 도쿄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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