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예스24홀딩스, 자회사 지분율 50% 넘긴 속내는
지주회사 요건은 이미 충족.. 배당소득 절세 목적
낮아진 주가+실적반등 감안하면 자사주 매입 적기
코스피 상장사 한세예스24홀딩스가 자회사인 한세실업 주식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지분율 50%를 넘겼다. 공식적으로 밝힌 목적은 '경영권 안정'이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외에도 배당소득에 대한 절세를 노린 의도가 숨어있다고 해석했다. 주가 하락으로 적합한 매수 타이밍이었다는 평가도 같이 나온다.
'경영권 강화' 내세웠지만, 이면엔...
8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세예스24홀딩스는 공개매수를 통해 자회사 한세실업 주식 321만7150주(8.04%)를 취득했다. 이로써 지분율은 42.45%에서 50.49%로 늘었다. 지난 2020년 3월 장내매수 이후 3년 만에 주식을 추가 취득한 것이다.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까지 포함하면 64.68%가 됐다.
앞서 지난 4월11일부터 5월2일까지 한세예스24홀딩스는 한세실업 주식을 주당 1만8650원에 공개매수했다. 매수 목표치는 321만7150주였는데 이를 넘어서는 534만6821주의 청약이 접수됐다. 계획된 물량만 안분비례 방식으로 매입하고 초과분은 사들이지 않기로 했다.
공개매수에 쓴 비용은 약 600억원으로 지난달 이사회 의결을 거쳐 단기차입으로 자금을 마련했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7% 수준이다.
한세예스24홀딩스가 표면적으로 밝힌 공개매수 사유는 '경영권 안정'이다. 그러나 이미 한세예스24홀딩스는 한세실업의 지주회사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다. 공개매수 전에도 법인의 직접 보유분(42.45%)과 총수일가가 들고 있는 주식을 합친 지분율이 56.64%에 달했다. 공정거래법이 규정하고 있는 지주회사 유지 요건인 지분율 30%(상장회사 기준)를 능가한다.
시장에서는 회사의 공개매수 배경에 절세 목적이 있다고 본다. 세제개편으로 올해부터 지분율 50%를 넘기면 법인주주가 받아가는 배당소득에 대해 100% 익금불산입돼 배당소득세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배당 익금불산입은 배당소득 일정비율을 과세표준에서 제외해 이중과세를 방지하는 것이다.
만일 지분율이 30% 이상 50% 미만이라면 익금불산입률은 80%로 떨어지게 된다. 즉 한세예스24홀딩스가 기존 지분율을 유지한다면 배당소득 일부에 대해 소득세를 내야 한다. 한세실업의 현금 배당은 꾸준히 오름세다. 2014회계연도 1주당 250원였던 배당금은 2022회계연도 기준으로 500원으로 올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만일 지분이 30%대였더라면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매입에 나서기 어려웠겠지만, 8%만 추가로 취득하면 되는 상황에선 절세가 가능해지니 장기적으로 이익이 되겠다는 판단이 섰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1년새 반토막... 자사주 매입 적기?
최근 한세실업 주가가 내리막을 탄 가운데 향후 실적 반등 기대감을 반영하면 지금이 저점 매수 구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세실업의 주가는 작년 4월 2만9500원까지 치솟았지만, 1년 새 반토막이 나면서 1만6000~1만70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건 실적 영향이 컸다. 한세실업의 주력 사업은 의류 주문자 상표부착생산(OEM)으로 미국 등 해외에 의류를 수출한다. 경기 변수에 따라 주가 변동성도 큰 편이다. 지난해 소비심리 위축으로 출하량이 급감하며 실적에 타격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도 여의치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세실업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23.48%, 60.82%씩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시장에선 계절적 성수기인 3~4분기를 턴어라운드 시점으로 보고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 3분기부터 의류 수입이 급감했기에 올해 하반기 성수기를 위한 재고 확보는 점진적으로 필요할 것"이라며 "한세실업의 오더도 1분기를 저점으로 역신장 폭을 줄이면서 점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업황과 회사 내부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을 그룹에서는 지금이 주식 저점 매수 타이밍이라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엔 경기가 꺾이면서 출하량이 확 줄었다. 따라서 기저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4분기부터 개선 기대감이 있다"며 "이 때문에 자사주를 매입한다면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회사에서는 공개매수 배경에 대해 책임경영 강화 목적이라고 밝혔다. 한세예스24홀딩스 관계자는 "책임경영 강화 추세에 따라 공개매수를 진행한 것"이라며 이외에 별다른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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