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주 4일제 실험을 하는 이유 [프리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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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개편안'을 둘러싼 논란에 외신도 집중했다.
세계 여러 국가가 주 4일제로의 변화를 본격화하고 있는데, 주 최대 69시간까지 늘릴 수 있는 법안은 분명 '다른' 흐름이었다.
급여 삭감이나 큰 생산성 하락이 없었던 데다 무엇보다 참가 기업의 92%(56곳)가 실험 후에도 주 4일제를 계속 시행하기로 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세계 여러 국가에서 주 4일제 '실험'에 나서는 이유는 실제 일터의 복잡다단한 민원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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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개편안’을 둘러싼 논란에 외신도 집중했다. 세계 여러 국가가 주 4일제로의 변화를 본격화하고 있는데, 주 최대 69시간까지 늘릴 수 있는 법안은 분명 ‘다른’ 흐름이었다. 과로사 발음 그대로 ‘kwarosa’라는 단어가 소개되는가 하면, 한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성행한다는 낮잠 카페까지 등장한다.
해외에서 노동시간 단축에 관심이 커진 데에는 팬데믹 이후의 변화가 한몫했다. ‘조용한 사직’이나 ‘대퇴사’라는 신조어처럼 일과 거리를 두려는 가치관이 확산되었다. 최근 영국에서 대규모 주 4일제 실험을 실시한 것도 그런 예다. 급여 삭감이나 큰 생산성 하락이 없었던 데다 무엇보다 참가 기업의 92%(56곳)가 실험 후에도 주 4일제를 계속 시행하기로 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왜 돈과 시간을 들여 주 4일제 실험에 나서는지 궁금해졌다. 뉴질랜드 비영리단체 ‘포 데이 위크 글로벌’에 메일을 보낸 이유다. 앞서 언급한 영국 실험을 주도한 곳이다. 샬럿 록하트 공동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100년 전 하루 8시간 근무제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를 생각해보라. 많은 사람들이 사치일 뿐 아니라 경제가 감당할 수 없을 거라고 했다. 지난 세기 노동생산성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노동시간은 거의 정체되어 있다.” 그에 따르면 회사마다 쓸데없는 회의나 기술적 문제를 줄이면서 매일 2~3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우리는 자동화, 인공지능, 디지털 기술 등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혜택과 생산성 향상을 노동자와 공유해야 한다.”
흔히 주 4일제를 이야기하면 포퓰리즘성 공약이라는 비판부터 나온다. 다른 한편 일터의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못지않다. 세계 여러 국가에서 주 4일제 ‘실험’에 나서는 이유는 실제 일터의 복잡다단한 민원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일 수 있다. 과로는 영단어 ‘kwarosa’나 낮잠 카페로 상상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CNN 인터뷰에서 “노동이 삶의 적처럼 느껴지는 게 싫어서 워라밸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는데, 영화 〈다음, 소희〉가 재현하듯 일터가 존엄을 무너뜨리고 삶의 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잘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노동시간 개편안은 일터의 현실과 괴리가 컸다. 청년들은 권리의식이 뛰어나다는 고용노동부 장관의 말이 무색하게, 고용노동부 직원들이 실제 사용한 연차휴가는 9.81일에 불과했다(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비례), 2022년 기준).
김영화 기자 you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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