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사이비종교 신도 집단아사 시신서 ‘장기적출’ 흔적까지

현지 경찰 시신 21구 추가 발굴…사망신도 133명으로 늘어

9일(현지 시간) 케냐 지방 도시 말린디의 사이비 종교 신도 집단 아사 시신 발굴 현장을 방문한 키투레 킨디키 내무장관(왼쪽에서 두 번째)이 법의학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케냐에서 사이비 종교 신도들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굴된 가운데 이들 시신에서 장기가 적출된 흔적이 발견됐다.

9일(현지 시간) 데일리네이션 등 현지 언론매체에 따르면 경찰은 인도양 해안 도시 말린디에 있는 ‘기쁜소식 국제교회’ 인근 800에이커(약 323만7000㎡)에 이르는 샤카홀라 숲에서 지금까지 100구가 넘는 시신을 발굴해 부검을 진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숲에서 시신 21구를 추가로 발굴해 이날 현재 총 사망 신도의 숫자는 133명으로 집계된 상태다. 또, 이날 5명이 구조돼 구출된 인원은 모두 68명이 됐다.

신도들은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굶어 죽으라”는 이 교회 자칭 목사 폴 은텡게 맥켄지의 명령에 따라 숲 속에서 짧게는 수일, 길게는 수 개월 간 금식 기도를 하다 아사까지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병리학자 조핸슨 오두워는 부검 결과, 굶주림이 주요 사망 원인으로 보이지만, 어린이를 포함한 일부 시신에서는 목이 졸리거나 구타당하거나 질식사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날 수도 나이로비 법원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시신 중 일부는 장기가 제거됐으며, 경찰은 용의자들이 신체 부위를 강제 적출했다고 주장했다. 마틴 무네네 수석 조사관은 “보고서에 따르면 발굴된 희생자 시신 중 일부에서 장기가 사라졌다”며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인체 장기 매매가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지에서는 극단주의 전력을 가진 택시 운전사 출신의 맥켄지가 그동안 어떻게 법망을 피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윌리엄 루토 대통령은 범죄에 연루된 현지 교회들과 이단에 대한 규제 노력을 약속하고 ‘샤카홀라 대학살’로 불리는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