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3사' 아성 뚫고 3위 해낸 볼보…'실용적 럭셔리' 먹혔다

이형진 기자 2023. 5. 10.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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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디시 럭셔리' 볼보의 돌풍이 매섭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볼보는 지난 4월 1599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국내 수입차 판매 3위 브랜드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누적(1~4월)으로 보면 아직 아우디(7387대)가 3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볼보(5589대)의 상승세를 고려하면 곧 연간 판매량에서도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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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리에 인수 후에도 유럽서 만드는 SUV 3총사 '패밀리카'로 인기…'안전' 이미지도 한몫
獨 3사 대비 가성비도…국민 내비 '티맵' 기본탑재 등 한국친화 마케팅도 효과
볼보 XC60. 2021.9.14/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스웨디시 럭셔리' 볼보의 돌풍이 매섭다. 지난달 월간 판매 3위를 기록하면서 독일 3사가 주름잡던 수입차 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중이다. '안전'을 강조하는 브랜드 이미지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인기와 맞물렸고, '실용적인 럭셔리' 이미지와 한국 친화적인 마케팅 노력까지 힘을 보탠 결과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볼보는 지난 4월 1599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국내 수입차 판매 3위 브랜드로 이름을 올렸다. 1위 다툼을 하는 메르세데스-벤츠(6176대)·BMW(5836대) 외에 3위 자리는 줄곧 아우디가 차지했는데, 지난달에는 473대 판매에 그쳤다.

올해 누적(1~4월)으로 보면 아직 아우디(7387대)가 3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볼보(5589대)의 상승세를 고려하면 곧 연간 판매량에서도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볼보의 인기에는 XC레인지로 불리는 SUV 3종(XC40, XC60, XC90)이 근간을 이룬다. 지난 4월 XC60은 582대 판매돼 수입차 모델 중 8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XC60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XC60 B5 AWD가 416대나 팔리면서 판매량을 견인했다.

볼보는 2010년 중국의 지리자동차에 인수된 이후 다칭(大慶) 공장에서 S90 등을 생산하고 있지만, 여전히 XC레인지 시리즈는 스웨덴과 벨기에 등 유럽 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유행을 잘 타지 않는 브랜드라는 점도 강점이다. 볼보 브랜드는 '절제된 럭셔리'로 자리잡으면서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서도 실용적인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독일 3사급 이상의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하면 가격도 합리적이다.

볼보 측에 따르면 볼보의 구매자들은 법인보다는 개인이 많다. 특히 3040 세대 비중이 높은데, 주로 패밀리카 목적으로 볼보 차량을 구매하는 것이다. '안전'을 최우선하는 볼보의 이미지도 패밀리카 선택에 힘을 보탠다.

또한 최근 금리 인상·경기 침체 우려 등이 맞물려 프리미엄급 자동차 판매는 타격을 받는 반면, 패밀리카로 목적이 분명한 볼보의 차종은 이같은 영향을 덜 받는다는 분석도 있다. 볼보는 매월 1000대 수준의 판매량을 꾸준히 유지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볼보는 30~40대 구매자들이 패밀리카로 구매하는 경향이 크다"며 "이런 사람들한테는 XC레인지 같은 SUV 차종의 판매가 꾸준히 볼륨을 유지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볼보코리아의 한국 친화적 마케팅 전략도 힘을 보태는 중이다. 볼보는 2021년 XC60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사용이 잦은 티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전 차종에 적용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도 기본으로 탑재했다. 볼보는 SK텔레콤과 공동으로 2년간 300억원을 투자해 해당 시스템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의 높은 순위는 타 업체의 부진에 의한 반사이익도 작용하고 있어 장기적인 전망은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볼보의 현재 순위는 앞선 브랜드들의 판매가 내려오면서 만들어진 것"이라면서도 "(경기 침체 등을 고려하면) 올해는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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