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합류’ 이시준 코치, 망설임 끝에 결정 내린 이유

최창환 2023. 5. 10. 06: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점프볼=최창환 기자] 이시준(40) 코치가 신한은행에서 지도자 커리어를 이어간다. 프로팀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던 팀 관계자들의 진심 어린 응원이 있었기에 고민 끝에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지난 시즌까지 부천 하나원큐 코치를 맡았던 이시준 코치는 5월부로 인천 신한은행 코칭스태프에 합류했다. 8일 선수단과 함께 소집돼 신한은행 코치로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구나단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가 이휘걸 코치뿐이었던 신한은행은 2022~2023시즌 개막 전부터 코치 충원의 필요성을 깨달았고, 시즌 종료 후 논의 끝에 이시준 코치를 영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젊은 선수들을 더 육성할 필요가 있었고, 그러기 위해선 여자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지도자가 필요했다. 좋은 지도자가 왔다고 생각한다. 젊은 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며 리빌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부터 이시준 코치에게 러브콜을 거듭해서 보냈지만, 이시준 코치는 정중히 거절했다. 자칫 세간의 오해를 살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삼일중 코치를 맡았던 이시준 코치는 2019년 하나원큐 사령탑으로 임명된 이훈재 감독(현 남자농구대표팀 코치)의 제안으로 프로팀 코치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하나원큐는 좀처럼 암흑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훈재 감독 체제로 치른 3시즌 동안 27승 60패 승률 .310에 그쳤다.

이시준 코치를 제외한 코칭스태프는 2021~2022시즌을 끝으로 하나원큐를 떠났다. 이시준 코치 역시 이들과 함께 물러나야겠다고 결심했지만,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해야 할 역할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고심 끝에 2022~2023시즌까지 하나원큐 코치를 맡았다.

“최근 2년 동안 특히 힘들었다. 성적이 안 좋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건강도 안 좋아졌다. 이훈재 감독님을 비롯한 코치님들이 나가실 때 일원이었던 나도 같이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라고 운을 뗀 이시준 코치는 “새롭게 온 구단 관계자가 많았고, 코칭스태프도 새롭게 구성됐는데 내가 적응을 돕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가교 역할을 해주시길 바랐다. 프로팀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팀인 데다 선수들과 정도 들어서 그런 역할이라면 한 시즌 더 있는 게 맞는 것 같아서 남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마친 후 하나원큐 코치에서 물러난 이시준 코치는 일본을 찾았다. 프로농구와 학교 훈련을 지켜보며 견문을 쌓았고, 이후 미국 유학도 고려하고 있었다. 신한은행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도 이즈음이었지만, 이시준 코치는 몇 번이고 “괜한 오해를 살 수도 있으니 아닌 것 같습니다”라며 거절했다.

신한은행은 이시준 코치가 귀국한 이후에도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다. 한국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때는 구나단 감독도 직접 찾아와 신한은행이 세운 플랜에 대해 전했다. 고심을 거듭하던 이시준 코치가 조언을 구한 대상은 다름 아닌 하나원큐 단장이었다.

“하나원큐에 죄송한 마음이 들어 많이 고민하다가 하나원큐 단장님께 연락을 드렸다. 내가 나간다고 했을 때 붙잡으려고 노력해 주셨던 분이다. 나의 상황을 솔직히 말씀드렸는데 ‘이 코치, 전혀 고민할 일이 아니야. 계속 일을 했으면 해. 좋은 일이니까 가서 잘하길 바라네’라고 조언해 주셨다. 단장님의 조언이 결정을 내리는 데에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 고생 많았던 만큼 다른 농구도 재밌게 해보라고 말씀해 주셔서 망설임 끝에 결정했다.” 이시준 코치의 말이다.

이시준 코치는 이어 “하나원큐를 안 좋게 나온 건 아니었다. 내가 힘들었던 부분에 대해 단장님, 국장님도 이해를 해주셨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격려, 응원도 많이 보내주셨다”라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은 구나단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다크호스로 거듭났다. 2021~2022시즌에 16승 14패 3위로 정규리그를 마쳤고, 김단비(우리은행)의 이적으로 약체라 평가받았던 지난 시즌 역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시준 코치는 “구나단 감독님이 1명이라도 더 코치가 필요하다며 의견을 스스럼없이 얘기하면서 즐겁게 농구하자고 말씀하셨다. 그게 마음에 와닿았다. 명문 구단에 해가 되진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새로운 감독님 밑에서 다른 농구를 배울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시준 코치는 이어 “올 시즌은 KB스타즈, 삼성생명도 정상적인 전력으로 치른다. 하나원큐 역시 김정은을 영입해 힘든 시즌이 될 것이다. 내가 당장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보단 감독님 농구 스타일을 빨리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열심히, 즐겁게 뛰는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에너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_WKBL 제공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