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보통신 웃고, 삼성SDS 울고… 계열사 의존에 희비 갈린 IT서비스 기업 실적
삼성SDS, 1분기 실적 부진은 삼성전자 영향
IT서비스업계, 내부거래 비중 평균 60% 넘어
CJ올리브네트웍스, 2020년 내부거래 비중 81.1% 달하기도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에도 IT서비스 기업들이 같은 그룹 내 계열사에 의존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신사업 투자를 자체 경쟁력을 키우고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3% 증가했다. 올 1분기 매출은 2707억원으로 13.1% 늘었다. 롯데정보통신의 1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수주한 롯데면세점과 롯데렌탈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내 계열사들이 준 일감 덕분에 실적이 개선된 것이다. SI(시스템통합) 부문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 증가가 더 두드러진다. 올 1분기 롯데정보통신의 SI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3.9% 증가한 7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같은 기간 13.8% 증가한 226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정보통신은 시스템통합 구축, 솔루션 개발 및 공급, IT시스템 통합 운영 관련 사업을 하는 회사로 롯데쇼핑, 호텔롯데, 롯데렌탈 등 그룹사의 전반적인 시스템 개발과 유지 보수를 맡고 있다. 지난해 롯데정보통신이 내부 계열사로부터 올린 매출은 6890억원으로, 작년 한해 매출인 1조477억원 중 65.8%에 달한다. 특히 그 중에서 롯데쇼핑, 호텔롯데, 롯데렌탈 3사를 통한 매출은 전체 매출액의 27%를 차지했다. 롯데정보통신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7년 93.6%에서 2020년 66.3%로 떨어졌는데,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이 매각되면서 특수관계자에서 제외된 영향이 컸다.
다른 IT서비스 기업들도 내부거래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삼성SDS는 지난해 17조2348억원의 매출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 중 계열사를 통한 매출은 12조137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0.4%에 달한다. 가장 많은 매출을 발생시킨 곳은 삼성전자로 2조3362억원에 달했고, 삼성전자 미국법인을 통해 1조328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21년 내부거래 비중도 70.63%에 달했다.
올 1분기 삼성SDS는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의 매출이 감소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S 매출 비중을 보면 물류 사업이 70%, 본업인 IT서비스는 30%에 불과한데 그마저도 내부 계열사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 1분기 삼성SDS 물류 부문 매출은 1조9310억원, 영업이익은 4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5%, 26.3% 감소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수요 감소로 실적이 나빠진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63조7500억원, 영업이익 6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05%, 95.47% 감소했다.
LG CNS는 삼성SDS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내부거래 비율을 보였는데, 최근 3년 사이에는 60%대를 넘나들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도 2020년 내부거래 비중이 81.1%에 달했고 2021년 75.8%, 2022년 75.7%로 집계됐다.
IT서비스 기업들이 이처럼 내부거래에 의존하는 배경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그룹 내부에서 IT시스템 구축 및 유지보수를 위해 출발했으며, 대부분 수의계약을 하는 폐쇄적 거래 방식이 고착화된 영향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IT서비스 일감 개방 자율준수기준’을 만들었다. 대기업 집단의 IT서비스 일감이 독립, 중소 비계열 회사에도 공정하게 개방될 수 있도록 ▲절차적 정당성 보장 ▲일감나누기 확대 ▲거래 효율성 및 전문성 제고 ▲공정거래를 통한 상생 ▲거래 과정의 객관성·투명성 확보 등을 제시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집단 IT서비스 기업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2020년 기준) 63.1%로 전 산업군 평균(12%)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기 위해 비계열사 매출을 늘리는 것은 물론이고 신규 매출처 확보와 신사업 발굴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자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신기술 기반 솔루션 마련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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