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에 머리 맞고 봉합…46억 포수 소신 발언 “포수 정말 힘들다, 타자들 주의해줬으면”
[OSEN=수원, 이후광 기자] SSG 외국인타자 길레르모 에레디아의 배트에 머리를 맞고 피를 흘렸던 NC 포수 박세혁이 KBO리그 타자들을 향해 포수 포지션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타석에서의 주의를 당부했다.
박세혁은 지난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시즌 4차전에 6번 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맹활약하며 팀의 16-4 대승을 이끌었다.
1회 3루수 파울플라이, 3회 희생번트로 몸을 푼 박세혁은 5회 선두로 등장해 좌전안타로 3안타쇼의 서막을 열었다. 이후 9-3으로 앞선 6회 다시 선두로 나서 솔로홈런을 치며 4월 8일 창원 키움전 이후 한 달 만에 시즌 3호포를 신고했고, 14-3으로 리드한 8회 1사 1, 2루서 1타점 우전 적시타로 4월 1일 삼성과의 개막전 이후 두 번째로 한 경기 3안타를 달성했다. 박세혁은 최근 6경기 연속 무안타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며 시즌 타율을 1할8푼3리에서 2할1푼5리로 끌어올렸다.
박세혁은 작년 11월 4년 최대 46억 원에 NC와 FA 계약한 공룡군단의 새 주전 포수. 개막과 함께 4월 중순까지 모범 FA로 활약한 그는 4월 14일 인천 SSG전에서 수비를 하다가 에레디아의 백스윙에 머리를 강타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당시 엄청난 충격을 호소했고, 출혈 또한 적지 않았다. 1차로 응급 봉합한 뒤 추후 다시 봉합을 해야 할 정도로 부상이 심각했다.
박세혁은 다행히 열흘의 회복기간을 거쳐 4월 25일 광주 KIA전에서 복귀했다. 그러나 부상 후유증 탓인지 7경기 타율 4푼5리(22타수 1안타)의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9일 경기 후 만난 박세혁은 “핑계로 들릴 수 있겠지만 복귀 후 나도 모르게 밸런스가 깨졌다.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나가다보니 시행착오를 겪었다. 물론 과거 안면 골절을 당했을 때만큼 힘들지 않았지만 이번에도피를 흘렸고 부상 부위를 꿰맸다”라며 “지난주 우천 취소가 좋은 계기가 됐다. 그 때 코치님들과 함께 멘탈을 편하게 만들었다.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라고 되돌아봤다.
지금 머리 상태는 괜찮은 걸까. 박세혁은 “사실 이전에 워낙 큰 사건이 있었다. 그 일 이후로 웬만한 부상은 그러려니 하는데 이번에 또 머리 쪽을 다쳤다”라며 “다만 회복이 크게 필요한 건 아니었다. 꿰맨 뒤 다 좋아졌다.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셔서 감사했는데 이제는 안 해주셔도 될 것 같다”라고 완전한 상태 회복을 알렸다. 박세혁은 2021년 4월 타격 도중 투구에 얼굴 정면을 맞아 안와골절 수술을 받은 바 있다.
다만 박세혁 또한 사람인지라 단기간에 공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진 못했다. 그는 “2년 전에도 시즌 초반 얼굴을 다치고 복귀해서 안 좋은 결과를 냈다. 나 또한 사람인지라 또 그런 부분을 신경 안 쓸 수가 없겠더라”라며 “아직 시즌 초반이다. 이제 시작이나 다름이 없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하면 좋은 결과가 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바라봤다.
박세혁은 에레디아를 비롯한 KBO리그 타자들을 향한 소신 발언을 이어나갔다. “이 자리를 통해 한 마디를 하고 싶다”라고 운을 뗀 그는 “포수가 굉장히 힘든 포지션이다. 10개 구단에 주전과 백업할 것 없이 많은 포수들이 있는데 다들 고생이 많다. 땀을 많이 흘리고 그 누구보다 공에 많이 맞는다. 3D 포지션이라 쉽지가 않다”라고 하소연했다.
발언의 골자는 포수와 타자의 동업자 정신이었다. 박세혁은 “타자들이 안일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아무리 포수가 피한다고 해도 경기에 집중하다보면 우리 자리가 있고, 위치가 있다”라며 “그런 부분에 있어 어느 정도 주의가 필요하다. 모두가 선수생활을 같이 하는 것이다. 박동원(LG) 선수처럼 타석 위치를 조정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박세혁은 "다만 이건 타자들에게 뭐라 하는 게 아니다. 물론 그럼에도 타자들이 똑같은 자리에 서면 내가 뒤로 이동해야겠지만 포수는 정말 힘든 위치다”라고 동업자 정신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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