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ISSUE] 매너볼 거부, 발끈한 기성용 "규정 아니라도 페어플레이 아닌가"

김건일 기자 2023. 5. 10.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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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경기 중 누군가 부상으로 쓰러졌을 때 선수들은 공을 바깥으로 보내 경기를 중단한다.

서울 선수 중 가장 앞장서서 항의했던 기성용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이를 전해들은 뒤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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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상호 득점에 기뻐하는 기성용과 FC서울 선수단.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상암, 김건일 기자] 축구 경기 중 누군가 부상으로 쓰러졌을 때 선수들은 공을 바깥으로 보내 경기를 중단한다.

이럴 경우 새롭게 공격권을 가진 쪽이 터치라인 밖으로 공을 걷어낸 쪽에 다시 소유권을 넘긴다. 이른바 '매너볼'. 공격권을 되돌려줘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선수들 사이에선 불문율로 통한다.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광주FC 경기에서 '매너볼'이 지키지 않아 논란이 됐다.

서울이 2-1로 앞선 후반 30분께 서울 김진야가 넘어졌다. 김진야가 쓰러져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공격권을 갖고 있던 서울은 공을 바깥으로 보냈다.

경기는 광주의 스로인으로 재개됐다. 그런데 광주 선수들은 서울 쪽으로 공을 넘기지 않고 수비 진영에서 볼을 돌린 뒤 서울 진영을 향해 공격을 전개했다.

서울 선수들은 물론 안익수 감독을 비롯한 서울 벤치가 강력하게 항의했고, 서울 관중석에선 야유가 쏟아졌다.

광주의 공격은 서울의 반칙으로 멈췄다. 그러자 기성용은 광주 진영에 강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광주 주장 안영규와 언쟁을 벌였다.

이정효 광주FC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이정효 광주 감독은 '매너볼 패싱' 물음에 "잘못인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기고 있어도 시간 끌지 말고 경기장에 찾아온 팬 분들에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선수들이 그러한 상황을 숙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대 선수가 시간을 끄는 것처럼 보였는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플레이한 것 같다. 정확히 모르겠지만 규정상 우리 선수들이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상대 선수가 부상당했했을 때 우리가 아웃시키면 모르겠다. 큰 잘못인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서울 선수 중 가장 앞장서서 항의했던 기성용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이를 전해들은 뒤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성용은 "(김)진야의 부상이 있어서 공을 밖으로 내보냈다. 원래 당연히 누구라도 그 상황에선 공을 돌려받는게 맞다"며 "규정상으로 플레이할 수는 있지만, 페어플레이를 지향하는 입장에선 상당히 실망스러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광주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시간을 끌려한 게 아니고, 부상 때문에 내보냈는데 그것을 돌려보내지 않은 것은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한다. 안 줘도 상관은 없지만 축구에 있어서 안타까운 상황"며 "맞다고 하면 규정상 문제가 없으니 우리는 할 말이 없다"고 강조했다.

▲ 안익수 FC서울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안익수 서울 감독은 "항상 말하지만 우린 축구를 통해서 사회 전반에 건강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책무가 있다. 사회 구성원들이 그 안에서 올바른 길을 따른다면 우리 존재 이유가 있다고 본다"고 간접적으로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매너볼 논란은 지난해 K리그2에서 크게 불거진 바 있다. FC안양과 전남드래곤즈 경기에서 안양이 전남에 소유권을 넘기지 않고 공격했고, 이 공을 지키고 골까지 넣었다. 이 골이 결승 득점으로 이어지면서 더욱 논란이 됐다. 안양은 규정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지만 팬들은 페어플레이에 어긋나는 행동이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키웠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최근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지난 2월 2022-23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FC포르투가 인테르밀란에 공격권을 돌려 주지 않고 경기를 재개했다. 인테르밀란 선수들이 강하게 항의하면서 포르투 선수들과 언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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