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무너진 곳도 철근 30여개 누락…"이런 사고 계속 터질 것" 경고, 왜?
공사 중이거나 준공이 끝난 현장 마저 붕괴가 일어나면서 입주자들의 불안감이 커진다. 인천 검단신도시 공사 현장은 철근 일부가 누락됐다고 시공사가 인정하면서 충격을 줬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수급문제와 전문인력 부족 등에 따른 부실시공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GS건설은 9일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와 관련해 시공상의 문제를 시인했다. GS건설은 앞서 시공 보다는 구조설계상의 문제로 인한 붕괴를 주장했다.
GS건설 측의 설명에 따르면 자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초음파촬영을 통해 일부 설계와 다르게 시공된 점을 발견했다. 슬라브는 상부 철근과 하부 철근 등 2층으로 배근되는데 상부와 하부를 연결해주는 전단보강근이 빠졌다. 지하주차장에 들어가는 전단보강근은 전체 700여개인데 안 무너진 곳 중 설계에 전단보강근이 반영된 곳을 확인한 결과 30여곳이 누락됐다.
GS건설 측은 단순 과실이라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공사 현장에서 '안전'은 강조하는 반면 '품질'에 대한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설계대로 철근이 제대로 있어야 하중을 견딜 수 있는데 누락되면 무너질 수 밖에 없다"면서 "최근 제보를 많이 받는 부분이 현장에서 도면과 다르게 철근 배근 작업이 이뤄지는데, 외국인들이 대충대충 철근을 배치해도 시공사의 현장 직원이나 감리가 잡아내지 못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규모가 되는 현장은 품질관리자가 3명이나 되지만 현장에 사람이 부족해 실질적인 품질관리 업무를 사실상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시멘트 파동 등으로 인해 원자재 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공사기간 준수를 위해 불량 자재를 그냥 사용하는 등의 품질관리가 엄격히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다른 현장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한국기술사회가 자체적으로 안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 원인을 추정한 결과 시공과 관련해서는 품질관리 미흡을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꼽았다. 슬래브 콘크리트 강도 부족과 콘크리트와 철근의 부착력 부족, 전단철근 배근 미흡과 구조적 취약부에서 끊어치기 미흡 등도 붕괴를 유발한 요인으로 추정했다.
인천시 검단신도시 공사 현장 붕괴 후 7일 만에 같은 인천 내 미추홀구 용현동 신축아파트에서도 옹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불안감을 키운다. 붕괴한 옹벽은 높이 1m, 길이 20m 정도인데 옹벽이 무너지면서 인접한 아파트의 조경시설과 바닥이 무너졌다. A아파트는 지난 4일 준공 승인을 받은 신축 아파트다. 입주를 막 시작한 아파트로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옹벽 바로 옆에는 다른 아파트의 놀이터와 주차장이 있다.
미추홀구에 따르면 이날 인천시를 통해 전문가를 불러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선다. 미추홀구청 관계자는 "비가 온 뒤 바람이 세게 불었는데 나무가 흔들리면서 담장이 밀린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준공 승인이 난 아파트로 전체 구조상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는데 옹벽이 무너졌기 때문에 원인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하자 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하자 접수는 2018년 3818건에서 2021년 7686건으로 크게 늘었으나 지난해 3027건으로 다시 줄었다. 올 1월부터 3월까지는 642건으로 올해는 2000건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국토부는 예상했다.
하자 접수가 감소한 배경으로 2021년부터 입주 전 사전점검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공용공간은 공동주택 품질점검단을 운영한 영향이 크다고 국토부는 판단했다. 다만 인천 준공 후 붕괴 사건 등은 긴급 사안으로 시간이 걸리는 하자 보수 접수 건수 등에서는 빠진다.
건설사별로 보면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 순위 1~10위 건설사 가운데 2020~2022년 3년간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사건은 2055건이다. 하자심사, 분쟁조정, 분쟁재정 건수를 모두 합산한 것이다. GS건설이 총 573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HDC현대산업개발(376건), 대우건설(295건), 롯데건설(229건), 현대건설(203건) 순으로 집계됐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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