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집값 급등·시장 교란 초래한 과거 정부 반시장·비정상 정책이 전세사기 토양 됐다”
"증권합수단 해체로 상징되는 금융시장 반칙행위 감시체계의 무력화는 가상자산 범죄·금융투자 사기 활개치게 만들어. 정상 복원까지 수많은 선의의 피해자 발생하고 이들의 고통은 회복 불가능할 것" 전임 정부 실정 비판
윤석열 대통령(사진)은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실질적 확장억제(핵우산)를 담은 ‘워싱턴 선언’과 한·일 관계 정상화에 따른 ‘셔틀 외교’ 복원, 수십조원 규모의 해외 투자 유치 등 외교·안보 성과를 중심으로 소회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거야(巨野) 입법에 가로막혀 필요한 제도를 정비하기 어려웠던 점도 솔직히 있었다”고 토로하면서 전임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실정을 꼬집고, 시스템 회복을 위해 분투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한일관계 정상화, 외교·안보 성과, ‘범죄와의 전쟁’ 등 지난 1년간의 성과를 총평했다. 이날 발언은 12분에 걸쳐 생중계됐으며,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사실상 ‘대국민 메시지’ 형식으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취임 1년간 최대 성과로 외교·안보를 꼽았다.
윤 대통령은 “제가 대통령직에 취임한 1년 전 이맘때를 생각하면 외교·안보만큼 큰 변화가 이루어진 분야도 없다”며 한일 관계 정상화와 한·미 동맹 강화, ‘1호 영업사원’으로서 펼친 ‘세일즈 외교’ 성과를 내세웠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11일 만에 이루어진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동맹이 실질적으로 재건됐다”며 “지난해 6월에는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자유의 연대를 구축하고, 세계 안보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여러 나라와 양자 회담을 갖고 원자력발전, 반도체, 공급망 분야의 실질 협력을 강화하고 방산 수출 성과도 이뤄냈다”며 “이제 대한민국의 방위산업은 세계 4대 수출국을 목표로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40조원 규모의 양해각서(MOU) 26건을 체결하고 첫 성과로 지난 3월 9조3000억원 규모의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을 가진 점,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에서 300억달러(39조70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 유치한 점 등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오일머니의 국내 투자를 통해 우리의 유망 스타트업, 벤처, 중소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도약하는 데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경제를 외교의 중심에 두고 우리 제품의 수출 확대와 해외 첨단기업의 국내 투자 유치를 위해 열심히 뛸 것”이라고 약속했다.
실질적 확장억제와 한미 간 고위급 핵협의그룹(NCG) 창설 등을 담은 워싱턴 선언과 문재인 정부에서 중단됐던 한미 연합훈련 재개 등도 안보 성과로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국내 정책과 입법 등 내치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실패와 다수당인 민주당의 독주를 정면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전세 사기, 주식과 가상자산에 관한 각종 금융 투자 사기가 집단적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며 “특히 서민과 청년세대가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고 절망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집값 급등과 시장 교란을 초래한 과거 정부의 반시장적, 비정상적 정책이 전세 사기의 토양이 됐다”며 “또 증권합수단 해체로 상징되는 금융시장 반칙행위 감시체계의 무력화는 이러한 가상자산 범죄와 금융 투자 사기를 활개를 치게 만들었다”고 전임 정부의 실정을 비판했다.
아울러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닌 적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와 마찬가지로 범죄자의 선의에 기대는 감시 적발 시스템 무력화가 수많은 사회적 약자를 절망의 늪으로 밀어 넣어 버린 것”이라며 “건물과 제도를 무너뜨리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무너진 것을 다시 세우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든다”며 “그리고 정상적인 복원까지 수많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이들의 고통은 회복 불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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