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선진국 됐지만 신흥국 대접도 못 받는 한국 기업가치

2023. 5. 10.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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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선진국 그룹에 진입했지만 한국 기업들에 대한 가치평가가 신흥국보다도 박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대표 종목 200개를 모은 코스피200의 지난해 결산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1.3배(2022년 결산 기준)로 집계됐다.

한국 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헐값 대우를 면하지 못하는 것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가조작 범람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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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선진국 그룹에 진입했지만 한국 기업들에 대한 가치평가가 신흥국보다도 박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대표 종목 200개를 모은 코스피200의 지난해 결산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1.3배(2022년 결산 기준)로 집계됐다. 이는 선진 23개국 평균(17.9배)은 물론이고 24개 신흥국 평균(12.5배)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9배로 선진국 평균(2.9배)의 3분의 1에 미달하고 신흥국 평균(1.6배)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두 가지 기준을 꼽는다면 순이익과 순자산이다. PER과 PB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각각 순이익과 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주가의 적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신흥국 기업들도 주식시장에서 연간 순이익의 12.5배와 순자산의 1.6배 값을 쳐주는데 한국 기업들은 순이익의 11.3배, 순자산의 0.9배 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마저도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한국 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헐값 대우를 면하지 못하는 것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가조작 범람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된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우리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는 문제여서 해결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주가조작 문제는 다르다.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단기간에 개선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국내 자본시장에는 주가조작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만 각종 불공정 거래가 105건이나 발생했으며 지금도 SG증권발 초대형 주가조작 사태로 수많은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해를 입는 등 주식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처럼 주가조작이 끊이지 않는 것은 법원과 감독당국의 처벌 수위가 낮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감옥 가도 남는 장사’라는 얘기가 나오겠는가. 미국 법원이 2001년에 회계 조작으로 주가를 올린 에너지 기업 엔론의 경영진에 대해 최고 24년형을 선고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11일부터 주가조작 처벌 강화 문제를 다룬다고 한다. 주가조작범에 대한 무관용 원칙 확립과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 제도 개선이 신속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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