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가슴 아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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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 총리로는 사상 처음으로 미 의회에서 연설했다.
그는 연설을 통해 "일본과 일본 국민을 대표해 영원한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라면서 "나는 젊은 미국인들의 잃어버린 꿈과 미래를 생각했다. 이미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지만, 깊은 후회의 마음으로 한동안 묵념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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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 총리로는 사상 처음으로 미 의회에서 연설했다. 그는 연설을 통해 “일본과 일본 국민을 대표해 영원한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라면서 “나는 젊은 미국인들의 잃어버린 꿈과 미래를 생각했다. 이미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지만, 깊은 후회의 마음으로 한동안 묵념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일본의 태평양침략 전쟁 당시 피해를 당한 미군과 미국인에 대해 강도 높은 용어를 사용하면서 사과와 반성을 한 것이다.
그러나 같은 연설에서 일본에 의해 피해를 당한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서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우리의 행위가 아시아 국가의 국민에게 고통을 안긴 사실로부터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고 언급한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아시아 피해국가들의 직접 사과 요구에도 간접적 화법으로 슬쩍 비껴갔다. 오히려 전후 일본은 한국이나 중국에 헌신적으로 자본과 기술을 투자해 성장을 도왔다고 강변했다.
지난 7일 한국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했다. 강제 징용 피해자에게 진솔한 사과를 기대했던 국민은 또다시 실망하고 말았다. 그가 언급한 ‘가슴이 아프다’는 사과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그저 연민의 정을 느낀다는 정도의 표현에 불과했다. 미국에는 머리를 조아리면서, 한국 국민에 대한 사과에는 인색했다.
사실 ‘가슴 아프다’라는 말은 우리에게 익숙한 말이다. “당신과 나 사이에/저 바다가 없었다면/쓰라린 이별만은 없었을 것을(중략) 가슴 아프게 가슴 아프게/바라보지 않았으리/갈매기도 내마음 같이/목메여 운다” 1967년 남진을 당대 최고의 가수로 만든 출세작 ‘가슴 아프게’의 노랫말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말을 기시다 총리에게서 듣게 될 줄이야. 윤석열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으로 새로운 미래를 개척했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역사의 진실을 외면당한 국민을 ‘가슴 아프게’ 만들었다.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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