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눈] 할 일은 하는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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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주시의회가 뜨겁다.
소위 '열 일'을 해서가 아니라, '제기능'을 못해서다.
원주시의회는 지난 4월19일 제240회 임시회를 개회했다.
5월 3일까지 본회의, 3개 상임위원회, 예산결산위원회 등을 거쳐 2023년 제1회 추경예산안, 강원특별자치도 특례안의 국회 원안 통과 촉구 건의안을 비롯한 각종 민생 조례안 등 수많은 안건을 심의 처리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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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주시의회가 뜨겁다. 소위 ‘열 일’을 해서가 아니라, ‘제기능’을 못해서다. 그래서인지 요즘 시의회를 향한 주위의 시선이 뜨겁다 못해 따갑다.
원주시의회는 지난 4월19일 제240회 임시회를 개회했다. 5월 3일까지 본회의, 3개 상임위원회, 예산결산위원회 등을 거쳐 2023년 제1회 추경예산안, 강원특별자치도 특례안의 국회 원안 통과 촉구 건의안을 비롯한 각종 민생 조례안 등 수많은 안건을 심의 처리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임시회는 작동하지 않았다. 원주시가 아카데미극장 철거 관련 안건을 사전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고 상정한 것이 단초가 되며 여야 정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이번 임시회 첫날인 1차 본회의는 아카데미극장 철거 관련 안건 상정 과정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이 개회 직후 전원 퇴장, 파행됐다. 해당 안건 외에도 다양한 민생 안건들이 산재한 만큼 민주당의 불만이 해소되지 않더라고 상정 안건들을 세부 심의할 상임위원회는 정상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전체 3개 중 2개 상임위가 민주당의 시에 대한 불만 지속, 또 민주당의 회의장 내 시장 규탄 피켓에 대한 국민의힘 시의원들의 반발이 겹치며 개회 즉시 산회를 반복, 파행됐다. 국민의힘이 다수당인 1개의 상임위는 진행됐으나, 다수당 지위를 이용한 ‘내편 안건 처리’라는 빈축 속 갈등이 증폭됐다. 일부 진행된 상임위도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상임위 올스톱이란 악평이 쏟아졌다.
그래도 예산결산위원회는 다를 것으로 예상됐다. 시민 세금의 적재적소 쓰임을 심의하는 의회의 가장 핵심적 역할로 이것만은 ‘패싱’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예결위는 구성됐지만 심의 첫날인 26일부터 개회 즉시 산회가 반복되며 상임위와 같이 파행됐다.
결국 ‘정쟁’으로 사실상 임시회 전체가 버려지는 원주시의회 역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은 해당 임시회가 아닌 별도의 임시회를 열어 추후 심의 처리하는 이례적 상황까지 연출됐다.
그나마 시민 세금을 다루는 가장 중요한 역할 만큼은 버리지 않겠다는 판단이라는 점에서 다행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긴 했으나, 이 같은 기형적 상황 자체가 더욱 큰 ‘시민의 한숨’을 초래하기 충분했다.
상황은 이렇지만 희망도 보인다. 이 같은 정쟁과는 상관없이 원주시의원들이 전원 저마다의 장점, 포부를 토대로 시민을 위한 각종 연구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의원들은 올 들어 4개 의원 연구단체를 운영 중이다. 품격 있는 노후 연구회, 자치법규 연구회, 웰니스원주 활성화 연구회, 원주시 문화체육관광 연구회 등이다. 최근 출범 두 달여 만에 구체적 비전과 목표, 과제를 선정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일련의 정쟁으로 얼룩진 회기 분위기와는 전혀 다르다. 각 연구단체 활동 속에서는 어떤 정쟁도 없다. 단 한가지, 시민만을 향해 연구하고 달려가는 분위기다. 연구회 명칭에서부터 오로지 시민을 위한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정쟁’은 정당 정치에서 없을 수 없는 사실상 필수 요소다. 일부 시의원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부당함에 맞선 정당한 행위’로 이 역시 의정 활동의 일환이라 주장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당연히 의원들이 각자의 정의를 향해 나아가는 것도 의정 활동이다. 하지만 문제는 할 일은 하면서 해야 한다는 점이다. 정쟁이 의회 본연의 기능이라 할 수는 없다. 주된 기능은 져버린 채 정쟁에 치우친다면 존재 가치를 스스로 외면하는 것은 아닐까 되짚어봐야 하겠다.
강원도 기초의회 중 가장 큰 원주시의회가 ‘할 일은 하는 품격’의 민의 기구로 더욱 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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