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꽃가루인가 미세먼지인가, 뿌연 봄바람 속내

김상하 2023. 5. 1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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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 입춘인 2월 3일이나 4일이면 공식적으로 봄은 시작된다.

봄이 깊어질수록 상춘의 여흥은 둘째치고, 여지없이 찾아오는 감기 증상으로 한 두 달 넘게 고생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크기로 보면 꽃가루도 미세먼지를 구성하는 물질이지만, 꽃가루에 의한 우리 몸의 질병 반응은 알레르기 과민반응에 의한 것으로 주로 노출되는 코와 눈의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꽃가루가 아닌 미세먼지에 의한 경우는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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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절기상 입춘인 2월 3일이나 4일이면 공식적으로 봄은 시작된다. 봄이 깊어질수록 상춘의 여흥은 둘째치고, 여지없이 찾아오는 감기 증상으로 한 두 달 넘게 고생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감기는 다양한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의 코와 목, 후두 등이 감염 돼 콧물, 코막힘, 재채기, 기침, 인후통과 함께 발열이 동반될 수 있는 급성기질환이다. 모든 증상은 대체로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좋아진다. ‘약을 먹으면 1주일, 약을 안 먹으면 7일 만에 낫는 것이 감기다’라는 농담이 있으니 말이다.

그러므로,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2주 넘게 지속되면 그것은 ‘바이러스에 의한 비염’인 감기보다는 다른 원인에 의한 비염의 가능성이 높다. 비염은 콧물이나 재채기, 코막힘이나 코간지럼 중 두 가지 이상의 증상이 2일 이상 지속될 때 진단될 수 있는데, 이것의 원인은 꽃가루나 미세먼지로 볼 수 있다.

미세먼지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10μm 이하의 아주 작은 입자의 물질로 PM10이라고 하며, 대략 머리카락 굵기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크기이다. 이것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크기의 입자를 PM2.5라고 하며, 초미세먼지라고 한다. 이런 미세먼지들은 크기가 작을수록 호흡을 통해 우리 몸 깊숙이 들어올 수 있는데, 보통 5μm보다 작으면 폐포까지 쉽게 들어갈 수 있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는 3~5월과 10~12월에 주로 관찰되는데, 특히 봄철에 심하고 85%가 4월에 집중된다.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의 꽃가루는 향기가 풍부하거나 색깔이 화려한 꽃에 의한 것이 아니다. 주로 바람에 의해 꽃가루를 날려 수정이 되는 풍매화들로서 꽃의 모양이 꽃가루를 잘 날려 보내기 수월하도록 생겨서 일반인들은 꽃으로 식별하기 어렵다. 이런 문제의 꽃가루는 크기가 매우 작아서 대략 2.5μm 내외이며, 바람에 날려 먼 곳까지 쉽게 날아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런 꽃가루들은 미세먼지처럼 우리의 호흡을 통해 폐 깊숙하게 들어갈 수도 있다. 봄철에 문제가 되는 꽃가루는 나무 꽃가루로, 2월 중순부터 시작해 6월까지도 날릴 수 있으며, 3~4월에 최고의 농도로 관찰된다.

크기로 보면 꽃가루도 미세먼지를 구성하는 물질이지만, 꽃가루에 의한 우리 몸의 질병 반응은 알레르기 과민반응에 의한 것으로 주로 노출되는 코와 눈의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과민반응은 모든 사람에게서 확인되는 것은 아니며, 알레르기 반응이 잘 생기는 특정 소인을 가진 사람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 해당 꽃가루에 대한 알레르기 피부시험을 통해 원인 꽃가루가 확인될 수 있다. 하지만, 꽃가루가 아닌 미세먼지에 의한 경우는 그렇지 않다.

미세먼지는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자동차 배기가스, 휘발성 유기화합물,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성분 등 다양한 입자의 혼합물에 의하여 비염이나 천식과 같은 호흡기질병을 악화시키고 오랜 기간 노출될 경우에는 폐기능저하나 심혈관질환 및 암 발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은 예상되는 계절이 오기 전에 미리 약을 사용해서 증상을 줄여 볼 수 있으며, 한창 날릴 때는 충분한 약물치료를 유지해야 한다. 가능한 경우에는 해당 꽃가루에 대한 알레르기면역요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미세먼지는 일기예보를 잘 확인해서 나쁠 것으로 예상될 때에는 외출을 삼가고, 만일 외출해야 한다면 KF80 또는 KF94 마스크를 꼭 착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혹시 그 누군가 봄철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면, 이젠 그 뿌연 봄바람 속을 찬찬히 들여다볼 여유가 생기지 않았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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