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않은 '서울의 봄', 4년만 최다승점-부활한 나상호[초점]

김성수 기자 2023. 5. 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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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팀당 38경기를 치르는 2023시즌 K리그1이 3분의1 지점을 코앞에 둔 가운데 FC서울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하위권에 머물렀던 최근 3년과는 다른 강력한 초반 모습, 지난 시즌의 부진을 딛고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에이스. 모두 서울에 관한 얘기다.

ⓒ프로축구연맹

서울은 9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2라운드 광주FC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9분 윌리안, 후반 20분 나상호, 후반 41분 박동진의 골로 3-1 승리를 거뒀다. 서울은 이 승리로 7승2무3패(승점 23)의 리그 단독 2위를 질주했다.

팽팽한 양상이 이어지다 광주의 전방압박을 역이용한 서울의 움직임이 빛났다. 전반 9분 하프라인 아래 서울 진영 오른쪽에서 김진야의 전진 패스 때 팔로세비치가 속임 동작으로 상대를 유인했고 윌리안-오스마르-황의조가 유기적인 위치 변화와 함께 3~4번의 간결한 패스로 광주의 전방 압박을 풀어내고 올라갔다. 

이어 하프라인 부근에서 황의조의 패스를 받은 윌리안이 광주 수비라인이 뒷걸음질 치는 사이에 상대 페널티 박스 바로 앞까지 드리블했다. 서울의 공격과 광주의 수비 숫자가 순간적으로 5 대 5가 된 상태에서 윌리안의 오른발 슈팅이 광주 수비수 티모를 맞고 광주의 골문 오른쪽 아래 구석으로 뚝 떨어지며 서울이 1-0으로 앞서갔다. 

광주가 후반 5분 허율의 골로 1-1 동점을 만들었지만 교체로 들어온 나상호의 원더골이 터지며 서울이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후반 20분 서울 공격수 윌리안이 광주 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 김한길을 압박해 공을 뺏었다. 박스 안에서 티모가 걷어낸 공이 다시 오른쪽 측면의 서울 황의조에게 흘렀고 곧바로 오른발 크로스를 문전에 올렸다. 이를 나상호가 뒤로 물러나 자리를 잡은 뒤 넘어지면서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했고, 슈팅은 광주의 골문에 빠르게 꽂혔다. 득점 선두 나상호의 리그 8호골이자 서울의 2-1 리드.

후반 41분 박동진의 골까지 터지며 3-1로 달아난 서울이 결국 올 시즌 광주 상대 2연승에 성공했다.

ⓒ프로축구연맹

12경기 7승2무3패, 승점 23점의 단독 2위. 2020년부터 최근 3시즌 내내 초반부터 부진하며 파이널B(7~12위)에서 최종 9-7-9위를 차지한 서울이 오랜만에 파이널A(1~6위) 도약을 꿈꾸고 있다. 승점 23점은 서울이 2019년 개막 12경기 7승3무2패(승점 24)점을 달린 이후로 같은 기간 동안 올린 최다 승점이다. 순위만 놓고 본다면 2019시즌 12라운드를 치렀던 5월19일 기준 3위보다 현재의 순위가 더 높다. 서울이 2019시즌 최종 3위로 리그를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현재의 상승세는 서울 팬들에게 엄청난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

안익수 감독이 2021년 중도에 서울에 부임한 후 올해가 개막전부터 지휘하는 2번째 시즌이다. 지난해 서울은 겉도는 점유율만 높고 결정력(43득점·12팀 중 11위)이 아쉬웠다면, 올해는 선수 간의 유기적인 위치 변화와 패스를 통해 탈압박과 득점 공간 창출에 자주 성공하며 12경기 25골로 최다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광주전에서 나온 윌리안의 선제골이 올 시즌 서울의 달라진 축구를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팀의 골 행진을 이끌고 있는 선수가 나상호라는 점도 서울 입장에서는 고무적이다. 나상호는 국가대표 공격수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 K리그1 32경기 동안 기록한 8골 중 페널티킥이 5골일 정도로 득점력이 저조했다. 하지만 올해는 12경기 8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리그 득점을 벌써 따라잡았으며 PK 득점은 고작 1골이다. 2021년 서울 이적 첫해에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15개, 9골 6도움)를 올렸던 '소년 가장' 나상호가 더 강력한 모습으로 돌아온 것.

나상호는 이날 경기 후 "동계 훈련 때부터 피지컬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해외축구를 보며 경기장 안에서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을 실현시킨 것이 기쁘다"며 올 시즌 초반 상승세에 대해 말했다.

ⓒ프로축구연맹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서울의 파이널A 진출을 확신하기에는 매우 이르다. 하지만 4년 전 3위를 차지했을 때와 유사한 팀의 초반 상승세, 지난 시즌 활약이 너무도 아쉬웠던 에이스의 놀라운 득점 행진 등은 파이널A 복귀를 바라는 서울 팬들에게 봄의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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