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음료 가격 또 오르나…'슈거플레이션' 영향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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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가격 상승으로 가공식품 가격도 오르는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식품기업들이 국제가격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C식품 관계자는 "원가인상 요인이 넘친 상황에서 설탕가격 고공행진까지 이어진다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설탕 공급 재계약 시점이 돌아오는 기업부터 소비자가격 인상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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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당3사 공급가인상 협조 공문
선구매 물량 소진 후 인상 압박
"연말까지 영향 없을 것" 의견도
설탕 가격 상승으로 가공식품 가격도 오르는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식품기업들이 국제가격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연말까지 소비자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란 예측과 함께 인상 추세가 3개월 이상 계속되면 제품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3사는 일부 식품기업에 설탕공급가격 인상 협조공문을 보냈다. 계약 시점이 도래한 기업에 차후 계약에선 인상 가격을 반영하겠다는 내용이다. 인상액은 계약규모와 거래기간 등에 따라 차등을 두는데 10% 인상을 기준점으로 잡고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A식품업계 관계자는 "제당기업들과 인상시기와 인상률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설탕 사용량이 많은 업종에 비해 덜하겠지만 어려움이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내 설탕시장은 90% 이상이 B2B(기업간 거래)로 대부분 제당3사가 공급한다. 통상 대형 식품사와 계약은 1년 단위로 이뤄지지만 거래규모나 계약기간에 따라 반기, 혹은 분기 단위의 계약도 있다. 특히 가격변동이 심해지면 계약기간이 단축된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B식품기업 관계자는 "최근처럼 국제 곡물가격 등 국제 원자재가격 변동이 심한 시기에는 3개월 이내에서 탄력적으로 거래시기와 가격을 조율한다"며 "설탕의 경우 국내외 기업에서 공급받고 있는데 B2B 특성상 끊임없이 협상해서 어렵게 결정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설탕가격은 11년 6개월만에 최고치까지 급등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 설탕 가격지수는 149.4포인트로 1월 116.8포인트 대비 27.9% 상승했다. 세계 사탕수수 생산 2위국인 인도가 지난해부터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데다 1위국인 브라질은 폭염과 가뭄으로 원당 생산량이 급감한 것이 가격을 끌어올렸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가격이 오르자 사탕수수를 설탕이 아닌 에탄올로 만든 것도 가격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식품기업들은 당장 제품가격 인상을 단행하진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가격 급등에 대비해 원재료를 선구매했기 때문에 가격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이미 대부분 소비자가격 인상을 단행한 상황에서 추가 가격인상이 여론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신중론을 펼치는 배경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설탕가격이 유지될 때 소비자 가격 유지 임계점을 3개월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기업마다 형편은 다르지만 설탕을 쓰는 중소형 기업들의 원재료 선구매 물량이 바닥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C식품 관계자는 "원가인상 요인이 넘친 상황에서 설탕가격 고공행진까지 이어진다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설탕 공급 재계약 시점이 돌아오는 기업부터 소비자가격 인상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제당기업들은 설탕가격 인상이 제품가격을 올릴 정도로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제당기업 D사 관계자는 "원가에서 설탕이 10%를 차지한다고 해도 설탕 가격 10% 인상은 제품가격의 1%에 불과하다"며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연말까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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