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번엔 성폭행·명예훼손으로 500만달러 배상 평결

[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배심원단이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그가 이 사실을 부인하면서 명예까지 훼손당했다는 작가 E 진 캐롤의 주장을 받아들여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500만달러 배상을 하라고 평결했다. 원고 캐롤(가운데)이 미소를 지으며 법원을 나서는 가운데 원고가 주장하는 백화점 탈의실 성폭행 당시 비명도 지르지 않았다며 무고라고 주장하는 시민들과 캐롤의 주장을 믿는다는 시민들이 각각 포스터를 들고 그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EPA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이번에는 성폭행, 또 이와 관련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패했다.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9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민사소송에서 배심원단은 심리 수시간 만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는 평결을 내렸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작가 E 진 캐롤이 낸 민사소송에서 배심원단은 트럼프가 캐롤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약 30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배심원단은 아울러 트럼프가 1996년 봄 고급 백화점 탈의실에서 원고인 캐롤을 성폭행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였다. 배상액은 200만달러로 책정됐다.

이로써 트럼프는 500만달러 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게 됐다.

배상 규모는 배심원단 평결을 토대로 판사가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캐롤은 지난해 트럼프가 성명을 통해 자신의 성폭행 주장을 부인했다며 맨해튼 연방법원에 소송을 낸 바 있다. 성폭행 피해배상과 성폭행 사실을 부인한데 따른 명예훼손 배상을 요구하며 소송을 냈다.

캐롤은 트럼프의 당시 행위가 강간, 성적 학대, 또는 강제 접촉 등에 해당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성폭행이 맞다고 주장했다.

배심원단은 비록 캐롤이 트럼프의 강간을 입증하지는 못했지만 트럼프가 성적 학대를 저질렀다는 점은 입증했다면서 성폭행 배상도 인정했다.

지난해 5월 통과된 뉴욕성범죄피해자법에 따르면 성적인 공격을 받은 피해자들은 형사소송 공소시효가 지난 뒤라도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법적으로 충분히 성범죄 사실을 입증할 수 있어야 배상을 받을 수 있다.

한편 트럼프는 앞서 지난달 4일에는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2016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성추문과 관련한 입막음용으로 13만달러를 건네고, 선거법을 위반했는 등의 34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