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정상서 '인생샷' 남기려다 미끌… 봄철 산악사고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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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시즌과 늘어난 공휴일을 맞아 전국의 유명산들이 등산객들로 붐비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안전 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체력을 고려하지 않은 등산객들이 늘면서 안전사고도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소방청은 "산에서 이뤄지는 야외활동 중 추락 등 안전사고를 비롯해 탈진 사고가 잇따르고 최근에는 산나물을 채취하다 사고를 당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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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 추락 미끄럼 저체온증 잇따라
체력 감안 않고 등산하다 사고도
"안전장비 챙기고 코스 숙지해야"
#1. 지난 6일 오전 9시 30분쯤 제주 한라산 성판악에서 50대 남성이 쓰러졌다는 다급한 신고가 소방본부 상황실에 접수됐다. 등반 중 심정지로 쓰러진 남성은 응급처치를 받으며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2. 지난 4일 오전에는 강원 고성군 원암리 성인대(신선대)에서 50대 등산객이 낭떠러지 아래로 추락했다. 왼쪽 발목 골절상을 입은 등산객은 헬기를 타고 대형병원으로 이송됐다. 성인대는 동해 앞바다가 보일 정도로 전망이 일품이다. 하지만 바위가 많고 경사가 급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지역으로 꼽힌다.
등산 시즌과 늘어난 공휴일을 맞아 전국의 유명산들이 등산객들로 붐비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안전 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체력을 고려하지 않은 등산객들이 늘면서 안전사고도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북한산·도봉산·수락산 3년간 520건 사고
9일 소방청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월 한 달간 전국에서 일어난 산악사고는 2,946건이다. 3년 동안 가장 많은 사고가 일어난 9월(4,046건)과 10월(4,650건)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날씨가 따뜻해지는 4월부터 산행이 늘기 시작해 5월이면 매년 전국에서 1,000건 안팎의 사고가 발생해 출동건수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산세가 험하기로 유명한 북한산과 도봉산, 수락산 등에선 최근 3년간 520건이 넘는 안전사고가 일어났다. 소방청은 "산에서 이뤄지는 야외활동 중 추락 등 안전사고를 비롯해 탈진 사고가 잇따르고 최근에는 산나물을 채취하다 사고를 당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 이달에만 해발 900m에 위치한 설악산 울산바위와 권금성, 충북 영동 천태산을 찾은 등산객이 탈진하거나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잇따랐다. 울릉도 성인봉에선 산나물을 뜯으려던 50대 주민이 사다리골 구름다리 경사면에서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일교차 큰 고산지대서 응급상황 빈번
특히 최근에는 경치가 좋은 장소에서 '셀카'를 찍으려다 발생하는 사고가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오전 설악산 소만물상으로 향하던 40대 A씨가 5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A씨는 설악산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려다 바위 모서리가 무너져 변을 당했다. 강원소방본부 관계자는 "산 정상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과정에서 뒤쪽을 확인하지 못하고 물러서다 추락하거나 미끄러지는 사고가 적지 않다"며 "등산 중 사진 촬영을 할 때 주변 지형물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낮 기온이 평균 20도를 넘고 있으나 평지와 달리 변덕이 심한 높은 산에선 일교차가 심해 응급상황에 맞닥뜨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달 초 반소매 차림으로 제주 한라산 등반에 나섰다 10여 명이 갑자기 쏟아진 비를 맞아 저체온증을 호소한 수학여행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라산 국립공원 측은 "해발고도가 올라갈수록 기온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비가 올 경우 체감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산이 높을수록 기상변동이 심한 만큼 등반 시 외투나 따뜻한 물을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산에 오르기 전 안전장비를 챙기고 코스를 숙지하는 등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학근 소방청 구조과장은 "산행 중 산악위치 표지판의 국가지점번호를 휴대폰으로 촬영해 위치를 파악하고, 119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사고 발생 시 신속한 구조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춘천=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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