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도시에서 200만명 찾는 관광도시 탈바꿈

세종/김석모 기자 2023. 5. 10.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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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town] 세종시, 수목원·호수공원 등 ‘정원’을 관광 상품화
9일 오전 세종시 세종동 국립세종수목원의 사계절온실을 찾은 관람객들이 열대식물을 둘러보고 있다. 세종시는 국립세종수목원, 호수공원, 중앙공원, 옥상정원, 금강수변 등 녹지 공간을 활용해 국제적인 정원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시관에서 열린 ‘제38회 서울국제관광전’. 40국 300여 기관·업체가 참가한 행사장 한편에 ‘세종 희망 나들이’라는 간판이 눈에 띄었다. 6평 남짓, 세종시가 차린 홍보 부스다. 기념품을 나눠주는 룰렛 앞에 관람객 10여 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그 뒤로 대형 디지털 화면에는 이국적 풍경이 화려하게 그려졌다. 한 관람객은 “저기가 세종시예요? 정부청사만 있는 곳 아닌가요?” 하고 물으니 안내 직원이 세종호수공원과 국립세종수목원 등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강명훈 세종시관광협회 마케팅과장은 “아직도 흙먼지 날리는 공사 현장으로 알고 있는 분이 많았는데 설명을 듣고는 바로 방문 예약을 하거나 교통편을 물었다”고 했다.

정부기관이 한데 모여 있어 행정수도로 개발 중인 세종시가 관광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세종시의 목표는 국제적인 관광도시다. 도심 속 녹지 공간을 하나로 묶어 ‘정원(庭園)’을 관광 상품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2025년 국제금강정원 박람회를 열고, 2030년엔 세종중앙공원 일대를 국가정원으로 지정받자는 계획도 세웠다.

8일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를 찾은 관광객은 총 165만4000명이다. 2021년(81만4000명)의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입장객 수를 세지 않는 세종호수공원 등을 포함하면 연간 관광객이 20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세종시는 보고 있다.

9일 오전 국립세종수목원 사계절 전시온실 내 열대온실에서 관람객들이 열대식물을 둘러보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세종시에 위치한 국립세종수목원은 국내 첫 도심형 수목원이다. /신현종 기자

세종시 관광의 핵심은 국립세종수목원. 2020년 10월 국내에선 처음으로 도심에 문을 연 세종수목원은 지난해에만 79만8000여 명이 다녀갔다. 축구장 90개 크기에 달하는 총면적 65만㎡(19만6600여 평) 부지에 4100여 종 식물 224만본이 자라고 있다. 대규모 유리 온실에선 지중해와 열대 지역 식물도 볼 수 있다. 작년 6~10월엔 야간 개장을 하고 버스킹과 시네마 가든 등 문화 행사를 열어 인기를 끌었다. 당시 관람객 만족도는 96.2%, 다시 방문하겠다는 응답이 96.7%에 달했다. 수목원 관계자는 “수목원은 세종시 관광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수목원 북쪽에 자리한 세종호수공원. 이날 오후 호숫가에서 만난 최승원(47)씨는 “‘더 글로리(넷플릭스 드라마)’에서 문동은(송혜교 분)과 이모님(염혜란 분)이 이야기를 나누던 곳이라고 해서 직접 보러 왔다”며 “호수가 너무 커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면적 32만㎡에 평균 수심 3m 국내 최대 인공호수가 있고, 호숫가에는 백사장과 선베드, 산책로도 갖췄다.

공원 남쪽으로는 세종중앙공원이 들어서고 있다. 현재 52만㎡ 부지에 행사광장과 체육시설, 숲이 조성됐고, 오는 2027년까지 추가로 86만㎡ 넓이 공원이 조성된다. 총면적만 138만㎡, 세종시는 이 공원을 2030년까지 ‘국가정원’으로 지정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전남 순천만 국가정원과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두 곳뿐이다.

세종시 한가운데 위치한 세종호수공원의 야경. /세종시

세종시의 장기 계획은 공중, 지상, 물빛을 특화해 도시 전체를 거대한 정원으로 꾸미겠다는 것이다. 지상정원은 세종호수공원과 중앙공원, 국립세종수목원, 공중정원은 정부세종청사 옥상에 꾸며진 옥상정원을 말한다. 옥상정원은 2016년 세계에서 가장 길고 큰 옥상정원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길이만 3.5㎞, 면적은 7만9194㎡에 달한다. 옥상정원은 하루 3번 일반에 공개된다.

금강을 중심으로 한 물빛정원도 계획 중이다. 그 시작으로 2022년 3월 국내 최장 보행 전용 ‘이응(ㅇ) 다리’를 개장했다. 길이 1651m로, 직선이 아닌 원형 다리다. 세종시는 2027년까지 금강변에 음악분수와 수상 레저시설, 대관람차 유치도 계획 중이다.

세종시는 오는 2025년 국제금강정원 박람회를 첫 시험 무대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정원도시 비영리 국제단체인 CIB(Communities in Bloom) 평가를 받고 있다. 노동영 환경녹지국장은 “세계적 정원 보유국이 참여하는 CIB의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5등급 골드(Gold)를 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3월엔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시 이전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세종시는 국가기록박물관과 디지털문화유산센터 등 국립박물관 6개를 한데 모아 ‘국립박물관단지’를 만들 계획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세종시 전체를 도시정원으로 만들어 대한민국 1호 정원도시로 세계에 알리겠다”면서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와 국가정원 지정, 박물관 단지 조성 등의 과제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세종시는 행정수도를 뛰어넘어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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